(바이에른 뮌헨 헤드쿼터에서 만난 마테우스. 사진 속 장면은 그가 "대한민국 대표팀이 1994년 월드컵 경기에서 하프타임에 페트롤을 넣고 나온 것 같았다"며 제스쳐를 하는 장면이다. 사진=이성모 기자) 

[골닷컴, 뮌헨] 이성모 기자 = "1994 월드컵 경기 후반전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우리를 거의 죽일 뻔 했다. (2018 월드컵에서도 보면) 대한민국 대표팀은 독일을 상대로 후반전에 두 골을 넣는 DNA가 있는 것 같다.(웃음)" 

월드컵 최다 출전기록(5개 대회, 25경기), 독일 대표팀 최다 출전기록(150경기) 등을 보유하고 있는 독일을 넘어 세계 축구 역사 최고의 레전드 중 한 명인 로타어 마테우스가 대한민국 대표팀에 대한 추억 및 생각을 밝혔다. 

22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바이에른 뮌헨 헤드쿼터에서 마테우스를 만났다. '분데스리가인터내셔널'이 주최한 분데스리가 아시아 미디어 워크숍을 맞아 바이에른 뮌헨의 앰버서더 및 레전드 3인이 현장에 직접 나왔는데, 그 중 한 명이 마테우스였다.(다른 두 명은 루카 토니, 엘베르)

약 15분간 바이에른 뮌헨과 아시아 축구를 주제로 한 토론이 이어진 후, 이날 워크숍에 참가한 각국의 기자들에게 질문할 기회가 주어졌다. 시간 관계상 한 기자당 하나의 질문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대부분의 기자들이 자국의 축구와(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등) 해당 레전드들과의 인연 및 자국 축구에 대한 의견에 대해 물었고 레전드들 역시 흔쾌히 솔직한 의견을 밝혔다. 

'골닷컴 코리아'는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대한민국과 직접 상대로 뛰었던 마테우스에게 그 경기에 대한 기억과 그 후 25년 동안 있었던 대한민국 대표팀 및 아시아 축구의 발전에 대한 의견에 대해 물었다. 

마테우스는 웃는 얼굴로 농담과 함께 입을 열었다. 

그는 "그 경기는 3-2로 끝났다. 우리가 3-0으로 리드한 채 전반전이 끝났다"라며 "그런데, 후반전은 완전히 달랐다. 마치 하프타임에 페트롤(연료, 기름)을 충전하고 나온 것 같았다. 후반전에 대한민국 선수들은 정말 미친 듯이 뛰었다"고 말했다. 

또 "반대로 우리는 페트롤이 다 떨어진 것 같았다. 후반전에 대한민국 대표팀은 정말 빨랐고 거의 우리를 죽일 뻔 했다.(웃음) 후반전에 두 골을 넣었는데, 사실 10골도 넣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결국은 우리가 한 골차로 이겼지만, 아주 어려운 경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그 후로 나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축구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라며 "대한민국은 언제나 아시아에서 최고의 팀 중 하나로 여겨지는 팀이다"라며 "분명히 당신은 (기자에게) 지난 월드컵에서 있었던 일도 기억할 것이다"라고 말하고는 스스로 웃음을 지었다. 

마테우스는 지난 월드컵에 대해(대한민국이 독일에 2-0 승리, 그로 인해 독일 월드컵 탈락이 확정)서는 또 한 번 농담을 던지며 "나는 그 경기에서 뛰지 않았다. 내가 뛴 경기는 1994년 월드컵 경기였다!"라고 강조한 뒤 "(그런데) 대한민국은 이번에도 후반전에 두 골을 기록했다. 대한민국은 독일을 상대로 후반전에 두 골을 넣는 DNA가 있나보다(웃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아시아 축구의 발전에 대해 "지난 20여년 동안 아시아 축구는 아주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며 "10년, 15년 전을 생각하면 아시아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우승후보는 2, 3팀 정도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의 아시안컵에서 결승전에 진출한 팀을 생각해보면(카타르), 그건 내게도 놀랍고 한국에도 놀라운 일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월드컵과 같은 국제무대에서 보면 아시아 축구의 발전이 두드러진다"라며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축구 전체가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