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회관

  나를 나쁘게 말하거나 내 하는 일을 방해하는 사람이 있을 때에는 반드시 자신을 돌이켜 왜 그럴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래서 만일 내가 정말 뭔가 그런 소리를 들을 행동을 했으면, 스스로 자신을 꾸짖어 그런 허물을 고쳐야 한다.

 

  만약에 내 잘못이 아주 작은데 그가 보태어 말했다면, 그의 말은 지나치기는 하지만 조금이라도 근거가 있는 말이니, 내 행동을 더욱 아프게 반성할지언정 그 사람을 나쁘게 말해선 안 될 것이다.

 

  그런데 내가 털끝만큼도 잘못한 것이 없는데 그가 그런 헛된 말을 지어내어 없는 소리를 했다면, 그 사람은 헛소리를 지어내는 망령이 든 사람임이 분명하다. 그러니 어찌 그런 사람과 맞서서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있겠는가?

 

  나에게 정말 까닭이 있어 나를 비방하는 말이 나왔다면 내 잘못된 점을 고쳐야 한다. 그럴 까닭이 없는데 그런 말이 나왔다면, 내가 그런 허물을 짓지 않으려고 조심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나를 비방하는 말우 오히려 나에게 유익한 것이다. 만약에 그런 비난을 들었을 때 화를 내며 시끄럽게 자신을 변명하여 그런 허물이 없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면, 그 허물은 더욱 깊어지고 비방을 받는 일이 더욱 무거워지기만 할 것이다.

 

- 이이, "격몽요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