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회관

만약 당신이 준비없이 부산여행을 하게 된다면 당신은 핵폭탄보다 더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곳이 부산이다. 그렇다면 부산에서 살아남기 위한 요령을 알아보자.


1.사투리

당신이 12등급 부산어 자격증 소유자가 아니라면 어설픈 사투리는 자제하도록 하자. 그들만의 폐쇄적인 부족사회는 타지 사람들을 완벽히 구분할 수 있게 만들었다.

어설픈 부산인 행세는 '니 스울이가?' 라는 말과함께 주먹을 불러들인다. 차라리 당당히 서울사람임을 밝히고 돼지국밥과 센텀시티에 호감이 있음을 밝히자.

부산의 토템과도 같은 센텀시티와 돼지국밥에 호감이 있다고 밝히면 당신이 마주한 부산사람은 당신의 든든한 보디가드가 되어줄 것이다

예시1)

- '반갑습니다. 평소 돼지국밥과 센텀시티를 흠모하던 차에 시간을 내어 부산에 왔건만 제가 서울 촌놈인지라 길을 정말 모르겠군요.'

붓 : 머어? 니 스울아라고? 마ㅋㅋㅋ 진작캤으야지! 아야 햄이 스면 통아이가 스면 통! 쒸빠마 극증마래이. 햄이랑 같이 댕기면 하이패쓰다 하이패쓰!

당신은 스스로를 낮추고 돼지국밥에 호감이 있음을 밝힘으로써 목숨을 보존하고 든든한 보디가드를 구했다. 이 현지 보디가드는 당신이 부산 부족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여러 구명줄 역할을 할 것이다.

예시2)

- '실례합니다. 부산의 자랑, 대한민국 야구계의 살아있는 전설 롯데자이언츠의 강민호를 보고자 멀리 서울에서 왔습니다만 방대한 부산의 지도를 보니 앞길이 막막하여 형님께서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붓: 맞나? 니 이리와바라 내가 가리키 주께. 니 지하츨은 아나? 지하츨? 땅속에 댕기는 기차아이가!! 오늘 햄이 지하츨하고 야구장 구경시키 주께! 퍼뜩따라온나!

마찬가지로 부산의 자랑거리를 추켜세우며 접근하면 그들도 당신에게 호감을 보이며 여러가지 부산의 문화를 습득하는데 큰 도움이 될것이다.


2.식습관과 간단한 식사예절

그들과의 첫 조우 후 보디가드와 동행한 당신은 서면이나 광안리 등의 번화가로 가게 될 것이다. 이때 주의 할점은 절대로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제가 일행이 있어서...'

'숙소에 먼저...'

'지금은 배가 불러서...'

등과 같은 말을 하게 된다면 '니 내 뭇씨하나!' 라는 고함과 함께 주먹세례를 받게될 것이다.

당신이 센텀시티와 돼지국밥에 호감을 표시했다면 당신의 현지 보디가드는 길 안내와 식사대접으로 보답하려 할 것이다. 이를 거절한다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되려 당신의 목숨을 위협하려 할 것이다. 그러므로 길 안내를 자처할시 연신 감사하다는 말로 호감을 더 사도록 하자.

번화가에 들어섰다. 당신이 호감을 표한 음식은 '돼지국밥'. 그러나 국밥집 가는 길은 멀고 길가에는 부산노점상이 널려있다. 그렇다. 당신이 익히 들어온 갠지스 호떡스까오뎅등이다.

가는 동안 현지 보디가드는 당신에게 '니 이거 무밧나? 이거 첨보제? 함 무볼래?' 등 권유를 할 것이다. 이럴때는 다양한 붓싼의 문화축제를 언급하며 화제를 돌리자.

예시3)

'와 정말 훌륭하고 먹음직스럽군요. 하지만 저는 부산 최고라는 돼지국밥을 먼저 먹고 싶습니다.'

'머어 체고오? 마 이 스울시끼 ㅋㅋ 뭘 아네! 마 붓싼하면 어? 씨빠 대지국빱 아이가! 마 성님들 다 나와보쏘! 여 스울시끼가 붓싼 돼지국밥이 최고라 안캅니꺼!!!'

A '머어? 머라꼬? 니 스울이가? 스울에서 왓나?

B '마 금마 함 델꼬 와바라!'

C '마 햄이 대지국빱 직이는데 안다! 마 일로 다온나!'

D '마 그래! 우리가 남이가! 다 함 무로가자! (웅성웅성 우글우글)

축하한다. 당신은 보디가드 군단을 얻었다. 이들은 돼지국밥집 까지 가는 동안 당신이 마주할 모든 역경과 재난을 해쳐줄 것이다.

그렇게 그들의 성대한 안내에따라 돼지국밥집에 안착하게된 너는 돼지국밥 집에 가서 부추랑 온갖 반찬을 털어놓고

"마 니도 이렇게 무라. 맛 좋타 퍼뜩 안 넣고 뭐하노?"라는 말을 듣게된다.

이때 '저는 그냥 반찬을 따로 먹겠습니다' 라고 말하거나 새우젓만 넣어먹다가는 팔팔끓는 뚝배기의 돼지육수와 공기밥을 온몸에 끼얹게 될것이다.

그러므로 필히 '저는 미천한 서울에서 갈비탕속 갈비찌꺼기만 뜯다 온 촌놈이라 대부산의 우아한 돼지국밥을 어떻게 먹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라고 물어보도록하자.

열심히 밥을 스꾸고 있던 부산싸나이들은 '스울촌놈'이라는 말을듣고 흠칫 멈추곤 이내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애한의 눈초리로

'하아.. 니는 그른긋도 모르나? 스울아덜은 도대체 밥을 우째 먹고댕기노? 이 봐바라 내 묵는거 비 주께 퍼뜩 바라.' 라고하며 니 뚝배기에 밥과 정구지(부추)를 쳐넣곤 쪽쪽 빨던 숟가락으로 마구 후빈뒤 게걸스럽게 먹기 시작할것이다.

믿기힘들겠지만 그들은 깍두기도 그냥 먹지않는다. 국물에 쳐넣었다가 뜨겁게 덥힌후 우적우적 씹어먹는다. 아무리 역겨워도 절대로 웃음을 잃으면 안된다. 전국 최고의 부산 돼지국밥을 먹고있어서 행복해 뒤질것같은 표정을 짓고

그들처럼 게걸스럽게 한뚝배기를 비워야한다.

이내 게걸스럽게 한뚝배기를 다 비운 부산싸나이 A는 계산대로가서 꼬질꼬질한 손으로 박하사탕을 입에 쑤셔넣고 B는 자판기의 밀크커피를 세잔째 뽑아마시고 있을것이다. 이같은 행위들은 계산을 하지않겠다는 부산특유의 행동이다.

그렇기에 당신은 반드시 계산을 해야한다. 계산하지 않는다면 목숨을 보장하기 힘들다. 하지만 붓싼인심은 어디가지 않는다. 외지인들에겐 부르는게 값이기에 붓산싸나이들이 곁에있을때 계산을 하도록 해야한다.

다 먹고 계산까지 완료한 당신은 이제 부산의 식문화도 학습하게 되었다. 축하한다.


3.야구경기관람


부산에서 야구는 신앙과도 같다고 생각하면된다. 괜히 꼴리건이 아니다. 만약 당신이 야구경기를 보러간다면 몇가지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절대로 원정응원 온것처럼 행동해선 안된다. 만약 당신이 꼴데가이닌 타구단팬이라면 관련된 물품은 모두 소각하고 길을 나서야 하며 마치 랜드마크인 사직구장견학이 목적인것처럼 행동하자. 만일 이를 어길시 심각한 목숨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

예를들어 야구경기를 보러 사직구장을 가는 택시를 타면 부산어를 쓰지 않는 당신에게 택시기사는 반드시 '스울에서 왔나? 넥쏀 팬이가?' 라고 물을것이다.

이때 당신은 반드시 '저는 롯데팬이며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강민호 입니다'라고 말해야만 한다.

필자는 택시기사에게 롯데팬이라고 말해 간신히 목숨을 구함받을 수 있었다.

만일 실수로 택시기사에게 롯데팬이 아닌것을 밝히거나 타 선수를 옹호하는 발언을 할경우 목숨을 보장할수 없다.

둘째, 경기중 당신이 파울볼,홈런볼을 잡았을때 당신은 재빨리 주변의 3세미만 미취학아동을 5초내에 찾아서 공과 자신의 목숨을 교환해야 한다.

만일 우물쭈물하다가 공을 넘기지 못한다면

'마! 점마 머꼬? 얼라가 저래 보채는데 와 볼 안주는데',

'내 딱 보이까 점마 붓싼사나이 아이다. 볼탕사바리 줘 패비까 멀 째리보노',

'마! 니 왜 아 안주는데 허 도랏나..'

등등의 욕설이 오가며 여기서 더 지체할경우 집단린치를 당할 수도 있다.

만일 당신이 공을 갖고 구장에서 도주시도를 계획했다면 자살행위이니 절대 실행하지 말자.

이것을 어기는 것은 부산 부족사회의 터부를 어기는 것이며 부산앞바다에 수장당할수도 있는 중죄이다.

운이 좋다면 타자가 파울을 치고 그 공을 줏었는데 바로 다음 공에 안타나 홈런을 치면 파울볼따위 묻힌다. 그건 가져가도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