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학교 기숙사는 총 2곳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신입생 중심의 제2기숙사, 그리고 재학생 중심의 우정원이라는 두 곳이 있지요.

그 중에서 제가 머무르고 있는 곳은 제2기숙사입니다. 마침 1살 선배인 분하고 같이 살고 있어요.

 

제2기숙사는 학교에서 해외의 기숙사 사례들을 보고 "이런 기숙사를 왜 우리가 못 만든담?"이라는 질문에서 만들어진 곳이라 들었습니다.

규율과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비교적 자유로운 환경 내에서 신입생들이 대학교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도였던 걸로 기억하고요.

우선은 시설도 나름 깨끗했던 편이고, 건물도 경희대 내부 건물들 중에서는 현대적인 모습인 편에 속하는 그런 건물입니다.

 

심지어 여자기숙사 건물은 카페를 비롯한 여러 시설들이 배치되어 있고, 남자 기숙사도 카페가 하나 들어가있는 그런 곳이었지요.

지금도 저희 학교 기숙사로 가 보면은 나름대로 카페도 있고, 심지어는 햄버거 파는 프랜차이즈점과 편의점도 들어와있는 걸 보실 수가 있습니다.

 

 

...문제가 하나 있었다면은, 의도는 좋았는데 기숙사 내에서 온갖 불미스러운 일들이 터져서 학교가 곤란해졌다는 겁니다. 제2기숙사 만든 취지랑 같이 들은 내용이에요.

 

처음에는 삼성 등의 대기업에서도 경희대 출신이라면 곧잘 뽑았더라면, 제2기숙사가 들어오고 나서는 일이 꼬였다는 겁니다.

발표 내용에 의하면 술취한 학생들이 사고를 치는 경우도 많았고, 거기에 평균학점까지도 제2기숙사 전후로 차이가 크게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경희대가 정부 지원으로 시설들을 짓다보니 이러한 실적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던 걸로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2기숙사에 통행금지 시간이 생겼고, 때문에 평일날 12시 반부터 6시까지는 외출허가서가 있어야만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규정이 생겼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의 제2기숙사도 왠만한 기숙사에서 들어 볼법한 규정들은 다 있는 편이에요. 다만 통행금지 기간이 생기기 전에는 얼마나 다른 모습이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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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저희 학교에서 학생회장을 선거운동을 할 때, 제가 주워들은 공약 중 하나가 바로 제2기숙사의 통행금지 규정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