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꼬마"가 설원토끼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자, 이들은 즉시 거대한 굴을 파서 놈들의 진행경로에 '함정'을 만들었다. 그와 동시에 녹지 않은 빙산이 화이트아웃과 눈폭풍 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적색 눈보라"와 "고요한 만년설"이 이를 보조하자 이들의 시야는 완전히 차단되었고, 사전 준비는 완료되었다  지축을 뒤흔드는 그것들의 진격이 계속되면서 이동하였고, 여왕의 칼날들의 강력한 공세가 그것들에게 몸을 휘청거리게 할 만한 상당한 타격을 입히고 있었으나 그것들의 진로가 바뀔 기미는 잘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놈들이 함정에 점점 다다르자, 이들은 공격을 점점 강화하는 동시에 시야를 뒤엎는 강력한 눈보라를 흩뿌렸다. 녀석들은 그것을 확인하지 못한 듯 하였고, 함정에 가까워진 그 때, "백색광의 성인"이 주변의 거목들을 조종하여 놈들의 다리를 붙잡고, 동시에 "너머의 응시자"가 그 둘을 선홍빛 안광을 내뿜으며 응시하자, 앞으로 걸어가던 놈들이 구덩이에 빠지자마자 멈칫하며 함정에 천지를 뒤흔드는 진동과 굉음을 울리며 빠져들어가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닥에 떨어지는데만도 수십초 가량이 걸렸고, 땅에 닿자마자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거대한 진동이 일어났다. 여왕의 칼날들 중 공격 마법에 능한 "광란의 별"이 20미터 가량의 길이의 거대한 얼음 고드름을 두 개 소환하여 그것들에게 내리꽂자, 고깃덩어리를 찢는 공포스러운 소리와 함께 그것들의 배를 관통하였다. 복부가 뚫린 뒤, "푸르스름한 말의 기수"가 가면이 있는 곳의 정반대편에 솟구치는 기사와 같은 모습으로 랜스를 형상화한 얼음 창을 꽂아넣자, 놈들의 몸 속의 얼린 채액이 부서지는 듯한 소리를 내며 두부가 뭉개졌다.



그 순간, 굉음을 울리며 그 둘이 액체와 같이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며 점성을 가진 유동체마냥 '합쳐지기' 시작하였다. 꿈틀거리는 움직임과 함께 이들은 이전의 두 배 수준의 거대한 몸체를 가진 존재가 되어, 놈이 다시 일어서자 그 몸의 반이 "토끼 꼬마"가 파놓은 함정 밖으로 나올 만큼 거대해진 모습을 보였다. 놈이 손을 지면에 올리고 빠져나오려고 하자 여왕의 칼날들이 일제히 그것을 공격하였으나, 그것은 약간씩의 타격만을 입은 듯 조금씩 움찔거리면서도 몸을 천천히 올리기 시작하였다.



 그 순간, 하늘에서 얼음 조각을 흩뿌리며 푸른 빛 혜성과도 같이 텔레포트한 여왕이 여왕의 칼날들이 공격하는 그 거대한 존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잡고 있던 스태프를 휘두르며 영창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거대하고 날카롭게 갈아진 얼음창이 그 영창이 만들어내는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는 괴수 바로 위에 나타났고, 괴물은 그것을 듣자 위를 멍하니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녀가 영창을 멈추고, 절도 있는 동작으로 손을 뻗자, 그 거대한 얼음창이 괴수를 꼬치마냥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며 일순간에 관통하였다. 살이 꽂혀들어가는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그것의 가슴에 있는 붉은 보석이 부서지는 듯한 소리가 나자, 마무리로 "푸르스름한 말의 기수"가 다시 한 번 솟구쳐 그것의 가슴에 얼음 장창을 박아넣었다.


 "푸르스름한 말의 기수"의 손 끝에 무언가 단단한 것이 관통되어 쪼개지는 듯한 감촉이 전해졌고, 그러자 그것은 방금까지의 위세와는 달리 굉음을 내며, 쓰러졌다. 그것이 쓰러지자 가까이 있던 나무들이 풍압만으로 부러졌고, 여왕의 칼날들에게도 엄청난 눈보라가 몰아쳤다. 그리고 어느새 그 여파가 그치자, 여왕의 칼날들은 머리부터 다리까지 여왕이 만들어낸 얼음 창에 관통된 거대한 괴수가 죽어 있는 것과, 그 위에서 얼음 창을 뽑고 서 있는 "푸르스름한 말의 기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왕은 고고하게 하늘에서 그 장면을 생생히 지켜보고 있었고 말이다.


@Promo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