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썬더 채널

2020년 4월 23일 1230


엘 알라메인



3줄 요약


1. 혼자 남아서

2. Bf 109 2대와 동시에 맞서 싸워서

3. 이김.




25도 각도로 상승했다. 고도 5천 미터

순식간이었다. 아군 전투기들이 모두 몰살당했고

전장에 남은 것은 나 하나뿐이었다.


다행인 것은 저공을 비행하던 아군을 잡으려고

고고도에 있던 모든 적기들이 내려간 것이었다.

아무도 나를 발견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하나 둘 떠나가는 적 플레이어들.


남은 것은 4기였다.


그 중 폭격기로 추정되는 것이 둘이었다.

연료는 10분 남짓. 적의 활주로와 가까운 거리

공항으로 돌아갈까 싶기도 했지만, 티켓은 한참을 밀리는 중이었고

싸우다가 죽기로 결심을 했다.


고도 4천에서 5천 정도, 연료를 아끼기 위해 엔진을 끄고 활강하며 아래를 보았다.

마침 막 이륙을 시작한 적기를 발견했다. 폭격기일까 싶었다.

J20 의 빈약한 무장으로 그런 커다란 것을 물리칠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가까이, 2km 정도 접근했을 때 그것이 Bf 109임을 확인했다.


하강, 그러면서도 주위를 둘러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때 동고도 2km, Bf 109 접근 중인 것을 확인했다.


헤드온 상황. 무조건 피해야했다. 사격에 자신도 없거니와 J20의 무장은 전혀 신뢰가 가지 않았다. 하강 가속하여 속도를 붙였다. 적기의 바로 밑으로 빠르게 지나쳤다.

몇 발을 맞았지만 아슬아슬하게 헤드온에서 무사히 살아남았다.


침착하게 마음을 가졌다.

사막에서 J20의 용광로 같은 엔진은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몇 번이고 엔진을 과열로 터트릴 뻔했다.


스로틀을 줄이고, 고고도에 올라갈 때에만 출력을 높였다.

정점에 달했을 때, 플랩을 켜고 적기를 향해 하강했다.

몇 번이고 교차하면서 겨우 몇 발만을 적기에게 맞췄다.


이어서 다른 Bf 109가 측면에서 날아들었다.


노려야 할 적, 노리기 쉬운 적 중 하나는

'적기를 추격하고 공격하는 적'이라는 것이 생각났다.

추격을 멈추고, 우선 회피에 집중했다.


뱅크를 주면 화력 집중점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기체를 세우고 총알이 스쳐지나갔다. 몇 발 피격되는 소리가 들렸다.

아직은 비행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구성이 꽤 좋은 모양이었다.


적기를 눈 앞에 두되 기동을 멈추지 말 것.

하지만 다행히도 적도 초보자였던지

편대가 아니었던 것인지 합이 맞지 않았다.


한 대가 멀리, 1km 넘게 이탈을 했고, 다른 한기가 시야에 들어왔다.

치명타, 에일러론을 손상시켰다.

비행 성능이 나빠졌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적기가 선회해서 800m 정도로 가까이 접근해왔다.

우선 회피에 집중했다.

하강하며 멀어지는 적기를 놔두고 새로운 적과 교전을 시작했다.

교차하며 플랩과 엔진의 온도를 신경쓰고.


200m 가까이로, 약 60도 각도로 지나가는 적에게 사격을 했다.

실린더 손상.


실린더가 손상된 적기는 얼마 가지 않아서 엔진이 꺼진 모양인지 제대로 기동을 하지 못한 채 공항으로 가고 있었다.


그 뒤에 바싹 붙어서 방아쇠를 당겼다. 조종사가 죽고 적기가 추락했다.


남은 적은 하나


에일러론이 손상된 적기가 어느새 가까이 다가왔다.

고개를 들며 올라오는 것을 보고 급히 상승했다.

다행히 총알이 스쳐지나갔다.


실속에 빠진 모양인지 적의 기수가 아래로 고꾸라졌다.

스플릿 에스로 하강하며 적을 추격했다.

하지만 방아쇠를 당기기도 전에 적이 지면에 내리꽂혔다.


돌아가는 길에 DB-3B 가 사격을 가해왔다.

거리가 멀어서 서로 맞추지는 못했다.


연료가 깜빡거렸다.

3분 남짓

총알은 158발 정도가 남아있었다.


새로운 목표로 차량을 파괴하라고 했다.

3분내에 기지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DB-3B 에게 사격을 하지 않았으면 총알이 남아있었으련만.


최대한 신중하게 방아쇠를 당겼음에도

남은 잔탄은 78발에 불과했다.


기름이 1분 남았을 때,

총알이 다 떨어지고 말았다.


전투에서는 이겼지만, 전쟁에선 이기지 못했다.

그래도, 무사히 생환할 수 있는 게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