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소챈러스 채널


탈남라.

 즉, 나무라이브에 이제 떠날 때가 되어 이렇게 게시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창소챈 여러분 말고도, 남라에 있는 모든 사설 채널(애니메이션 채널, 동방프로젝트 채널 등등)들에서 함께 얘기를 나누셨던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이런 글을 올려서 놀라신 분들도 계셨을 테고, 아니면 그런가보다 하고 받아들이시는 분들도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되지만 뭐든 오늘 글로 남기게 되었네요. 원래는 소설처럼 떡밥을 여러 채널에 풀어놓고 마지막에 딱! 회수하는 발상으로 가려고 했지만, 차마 그건 어렵고 못하겠어서 일찌감치 포기했답니다. 작가의 역량이 이런 데에서 탈로 나네요ㅎㅎㅎ (활기차게 시작하려고 농담을 좀 했지만··· 별로였을까요?)

 남하, 정식으로 인사드리는 망상장애입니다. 마지막이니만큼 격식을 갖추고 싶지만 딱딱하게 말하면 편하게 글을 쓰지 못할 것 같아 접어두기로 했습니다. 아, 혹시나해서 말씀드리는 거지만 떠나는 이유에 불미스런 사유가 있다거나 그런게 아니라 원래대로라면 4월말, 즉, 제가 나무라이브에 유입된 지 정확히 1년이 다돼가는 시기에 떠나려고 미리 몇 달 전부터 계획하고 있었는데, 난데없는 이벤트들이 연속적(게임챈 대회 진행이나 기타 등등)으로 일어나면서 불가피하게 미루다보니 어느덧 눈 깜짝할 새 한달이란 시간이 더 흘렀네요. 세월 참 빨라요. 빨라. (또 몇몇 분에게 탈남라를 암시하는 말을 들어서 유보해둔 것도 어찌하나 있습니다)

 처음 접속한 때가 나무위키에 「랜덤 채팅 채널」을 우연히 발견한 것을 계기로, 「창작소설 채널」에 들어가 옛날에 아무 생각없이 쓴 코묻은 글을 다듬어서 투고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마지막 인사를 드리는 날이 오다니. 첫장에 얘기한대로 그동안 저와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재차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좋은 추억들을 많이 만들어 갈 수 있었고, 때로는 안 좋은 사건도 겪고 실수도 많이하며 낙심하는 일도 일도 잦았지만 결코 후회스럽지 않은 경험이었습니다.

 오히려 이런 사이트를 미처 알지 못했다면 제 인생 가치의 절반 이상을 허비한 거나 다름없을정도로···· 농담 아닙니다ㅋ 여태까지 얼마나 재미없는 삶을 살았는지도 알 것 같더라구요. 무미건조한 삶을 살던 제게 남라는 숨은 활력소가 됐습니다. 개성있고 재밌는 분들과 어울려 지낼 수 있어서 정말로 즐거웠습니다. 어디선가 많이 본 고정멘트 같겠지만 여기까지 쓰다보니 진심으로 이런 글이 나오네요ㅎㅎ 저의 첫 커뮤이자 마지막이 될 이 곳, 나무라이브. 그리고 첫 소설 연재와 같은 생애 첫 경험들과 유저분들 하고의 뜻깊은 만남,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하겠습니다.

 종지부로 유저 모두에게 하고싶은 말을 한분한분마다 글로 남기고 싶었지만 일일이 쓰다가 빠뜨리는 분이 생겨 괜한 아쉬움을 줄 것을 염려해, 제가 주로 활동했던 대표 채널 3곳의 국장님들께 멘션을 달아 작성하겠습니다. 조금 부끄럽기도 하지만···· 갑자기 말하다가 훅 들어올 수 있으니 각오 단단히 하세요! ㅋㅋㅋ (반쯤 농담이지만, 읽어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겠습니다)



@덕구름 (애니메이션 채널)

 남라에 만나본 유저들 가운데 전면적으로 가장 쿨한 모습과 누구의 시선에도 신경쓰지 않고 자신이 하는 일에 정진하는 모습이 인상깊은 분. 어딘지 모르게 이 분의 태도에서 은근 본받고 갈 때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별거아닌 것에서도 때에 따라서 남다르게 느껴진 적이 옛날에 몇 번 있었구요. 물론 현재에 와서도 그림 연습을 하신다고 하셨을 때도 항상 노력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변함없이 일관된 자기주관과 어떤 것에도 동요하지 않고 시크하게 받아쳐주는 언행에서 왠지 제 인생관과 와닿아서 리스펙이란 말이 앞서 떠오르곤 합니다. (롤모델이라고 해도 아깝지 않은 그런?ㅋㅋ)

 덕국장님을 만난 건 @으악새 시절이었을 겁니다. 이때는 제가 창소챈말고도 채널들을 천천히 알아가는 시기에서 접한 여러 채널 가운데 하나가 애챈이었고 거기서 부국장님으로 처음 만났을 거예요, 분명. 솔직히 말하자면 초창기 때 전 모든 국장이 채널만 관리하고 부국장은 실질적인 운영이나 이벤트 준비를 도맡아하는 줄 알았어요ㅋㅋㅋ 그만큼 국장님이 열일하시는 모습을 익히 보았죠. 특히나 애챈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토너먼트입니다. 왜냐면 그당시 덕국장님이 개최하신 토너먼트가 엄청 활발했거든요. 애챈에 들어오면 항상 보이길래 뭐지하고 눈팅만 하다가 저절로 참여하게 됐고 이후엔 직접 토너먼트에 자발적으로 도와주는 데 이르렀죠. 이때 참 재밌었는데··· 언젠간 다시 그럴 날이 오겠죠, 덕국장님? 물론 국장님이라면 시원시원하게 잘 대처하실 거라 믿고 있습니다ㅎㅎ (우타이테 토너먼트, 이때 음원을 찾으면서 명곡들을 많이 알아가게 됐죠. 덕분에 의미있는 시간이 됐습니다)

 이만 COOL하게 마치도록 하면서, 제가 없는 동안에도 구독자를 포함한 애챈이 지금처럼 그대로 남아있을 수 있도록 국장님께서 잘 이끌어가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고, 또 그림에 좋은 성과가 있길 바라며 마음속으로 조용히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



@카소다니쿄코 (동방프로젝트 채널)

 남라에 만나본 유저분들 가운데 가장 활기차시고 엉뚱미가 돋보이는 말투와 모습이 매력 포인트인 개성넘치는 분. 아닌게 아니라 초창기에 처음 대화했을 때도 저런 유저분도 계시는구나 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됐고, 또 그때나 지금에 와서도 이 분 정도의 하이텐션과 독특한 멘트는 현생도 물론이 거니와 본 적이 없고, 극히 드물었기에 존재감이 더욱 부각됐죠. 아마 두번 다시 쿄국장님과 같은 분을 접하기란 힘들 것이라 단연할 정도! (독보적이라고 해야될까요ㅋㅋ)

 제가 쿄국장님과 처음 만난 채널은 역시 동프챈,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분이시죠. 그래서인지 만날 때마다 거리낌없이 편하게 소통하면서 커뮤에 차차 적응해갔습니다. 이를 입증하듯 옛날에는 대화를 나누다 댓글 수가 100-200개 사이를 넘나든 적도 상당했고 반응도 하나같이 재밌어서 지루함을 잊게 해주었죠. (제게 처음 댓글과 소통의 즐거움을 알려주신 분) 원래 동프챈은 채널들을 순차적으로 발견한 게 발단이었으나 이당시 동프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구경만 하다가 우연히 관련 서적을 발견하고 연재하던 소설에 참고가 될 것 같아 독파하다보니 관심이 생겨 입챈하게 됐죠. 즉, 그 책 덕분에 다양한 분들과 인연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못 봤으면 어떻게 됐을까 싶네요ㅋㅋ 덕분에 동방프로젝트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고 그만큼 견해도 취미도 늘어나면서 남라 활동을 즐기도록 해줬죠. 무엇보다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제가 돌아왔을 때도 지금처럼 맘껏 웃고 떠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동프는 제게 많은 걸 알려주었으니까요ㅎㅎ

 끝으로 쿄국장님께, 이 게시글을 올렸을 때 읽고 계실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저와 항상 긴 대화를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떤 글이라도 언제든 답글을 남겨주신 것에 매번 감사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남라에서 제일 많이 대화한 분이시죠. 실은 메아리 요괴 특성상 그랬다면 어떨수 없지만요ㅎ (뭐 옛날보다는 댓글수도 적어졌지만ㅋ) 특히나도 그런 국장님의 장난끼 어린 태도와 별개로 진지한 노력가의 면모에서 많은 걸 느끼고 갑니다. 어찌보면 국장님이 제게 용기내어 말씀하신 그 말에서 자극을 받았을 지도···· 꼭 이루시길 바래요. 국장님이라면 분명 해내실 겁니다, 아자! 아무쪼록 제가 없는 동안에도 평소처럼 잘 지내시면 좋겠습니다. 원래 곡곡님은 모두를 편안하게 하는 분이시니 걱정안해도 되겠죠, 겪어본 경험자로서 보장합니다ㅋㅋㅋ 부디 변치않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요! 야마비코!


(원래대로라면 현국장이신 @아야와모코우모미지505 님께 글을 올렸어야 흐름상 맞겠지만, 현재 일 때문에 잠수하신 이전 국장이셨던 쿄국장님께 안부와 드릴 말씀이 많아 이렇게 적게 됐습니다. 그러니 505국장님이 동프챈에 잘 지내면서 챈을 이끌어 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전 국장님 스스로도 뚝심있게 모두와 잘 해내실 거라 믿습니다 ㅇㅇ!)



@무마의가루 (창작소설 채널)

 남라에 만나본 유저분들 가운데 가장 성실하고 좌우지간 하고있는 일과 자신이 맡은 바를  어떤 거든 충실히 실천하고 최선을 다하는 믿음직한 분. 최초로 나무라이브에서 대면한 첫 유저분으로서 나름 만난 세월이 깊은 분들 중 한 명이자, 친숙한 분으로서 창소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마스코트(?)격 유저. 그도 그럴게 제가 유입되기 전부터 활동하신 올드비시기도 하고 현재까지도 창소챈, 창소챈러스에서도 WBN, 유저 차단 등등 남들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하셔서 잊을래야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창소챈에 하면 무국장님이라는 공식이 새겨졌죠. 농담처럼 들릴 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 그러해서 국장님의 성실성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반박불가! (따라서 성실이란 단어가 즉각 떠오르지요ㅋㅋ)

 제가 무국장님을 처음 알게 된 건 제 신생 유동 시절, 남라 활동의 첫 발판이라 할 수 있는 창소챈에 올렸던 장편소설의 프롤로그에 처음으로 리플을 달아주신 것에서 시작합니다. @무타구치레늄, 이때가 국장님과의 첫 대면이었는데 아직 모든 게 생소해서 적응을 못한 건지, 아니면 그때의 프사가 너무 부담스러웠는지 몰라도 초창기에는 섣불리 다가가기 어려웠습니다. 그렇다고 막 거리를 두거나 그런 건 아닌데 함부로 행동하거나 장난치기 그랬달까요? 뭣보다 당시도 국장이셨고 위치상 거리감도 있었기에 무턱대고 대하기엔 어색하기도 했죠. 거기다 커뮤 자체가 일생일대 처음이어서 파악도 덜된 상태였고. 그럼에도 하나하나 알아가는 시기에 조금씩 국장님에게 마음을 연 건, 매화마다 제 소설에 댓글을 달아주셨기 때문입··· 으앗, 부끄러워! 물론 무국장님은 어떤 분의 글이든지 정독해주시는 분이라 보고계시면서 의아해 하실 수 있어요! 그래도, 그래도 전 그런 점에서 본받을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보기에는 별것 아닌 일일지 모르지만 그런 사소한 것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원래라면 몇화만에 관뒀을 즉흥적으로 쓴 소설을 그대로 연재한 것도, 제대로 관심을 가지고 채널 활동을 재개한 것도, 그러면서 남라에 애착이 생기게 된 건 그런 작은 행동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그러지는 않다해도 저는 유독 그랬습니다. 별것 아닌 일에 당연하게 하는 것에서.

 제 서투르고 부족한 글귀를 읽어주시고 또 재밌다고 해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그리고 남라에 재미를 붙이게 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모두의 덕분도 당연히 있지만 그중에서 무국장님도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부끄럽네요.. (이런 말하는 게 낯설어서 그런가ㅎㅎ) 실은 서로 알고 지낸 세월도 길지만 서로의 관심사가 달라서 오래 얘기한 적이 거의 드물지요. 하지만 막상 대화하고나면 재밌으신 분입니다. 단어 하나마다 지적이고 정확한 나머지 팩폭(?)을 정면에 맞기도 했지만, 살짝씩 엉뚱한 면과 위트도 있으셔서 이젠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반이상은 라이토 프사 덕이라···· 읍읍! (농-담)

 앞으로도 평소 하시던대로 신입 작가님들의 소설을 읽어주시면서 달아주신 댓글에 저와 같은 감정을 느끼시는 분이 생겨나길 희망합니다. 제가 없어도 잘 돌아가겠지만 그보다 더 부흥하여 인기채널 반열에 올랐으면 좋겠고, 아울러 다른 분의 이야기에 귀 기울어주시는 무국장님도 명작을 선보여 모두에게 인정받는 작가가 되어 좋은 기분으로 재회한다면 더는 바랄 게 없겠습니다. 뭐 필력도 수준급이고 채널 운영도 누구보다 체계적이게 잘하시니까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요ㅎ 건강히 잘 지내시고 꼭 무사히 만날수 있길. 오늘도 읽어주셔서 압도적 감사! 그럼 안녕히 계세요. 무국장님.



······다 적고나서보니 마지막이라 그런지 글이 상당히 길어졌네요. 역시 습성은 숨길수 없나봐요. 아하하. (시간이 벌써···) 아참, 그러고보니 중요한 이야기를 빠뜨리고 말씀 안해드렸네요.

제가 떠나는 이유. 이해하시기 편하도록 단 한문장으로 전하겠습니다. 제게 꿈이 있습니다. 이루고 싶은 꿈. 소소한 것일 수도 있고 굉장한 포부일 지는 남들의 시선에 따라 다르게 보이겠지만 제게는 높기만한 문턱이라 느껴집니다. 그래서 그 꿈에 집중하여 한발짝 다가서기 위해 한동안 나무라이브에 돌아오지 못한다는 점,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미래가 어떻게 될 지, 몇 년의 긴 노력이 필요할 지는 알 수 없지만 기적적으로 꿈을 이루거나, 반대로 끝내 실패할지라도 나무라이브에 꼭 찾아오겠습니다. 영원한 이별이 아닌 잠시의 헤어짐이라고 모두에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지금껏 작성한 글들은 가식이 아니라 진심이길 알아주길 바라며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는 나무라이브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만, 모두들 안녕히.


추신: 마무리로 앞으로 3-4일동안만 남아있을 예정입니다. 떠나기 전, 해야될 일과  하고싶은 일들이 있거든요. 끝까지 줏대있게 행동하지 못한 점, 사과드립니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가볼게요, 응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