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복 입은 남중학생 두 명
-잘생긴 애-는 반이 찢어져 힘들어했다
아마 힘자랑하는 애랑 주먹질한 후로
그의 반에서 겉돌고 혼자 지내는 듯했다
날 힘들게 하는 이 세상이 싫다.
이러는 삶이 의미가 있을까.
냉동인간이 되어서 다 죽어버린 후에 깨어나고 싶지 않니.
-못생긴 애-는 초등학교 동창이 중학교에 가더니
내 반으로 찾아오지도 않고 우울해진 이유를 모른다
-아니, 생각하려고도 해본 적 없다가 맞다
신발주머니를 흔들며 그저, 얘가 또 이상해졌구나.
일단은 어른 말을 듣는 게 어떻겠냐.
일단 순응한 다음 후일을 도모해라.
한숨 자고 일어나봐! 기분이 바뀌어 있을 거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는 감상주의는 너만 손해다. 더 대범 좀 해져봐.
조언의 밑그림은
코흘리개 시절 피아노학원에서 야단맞고 숨어 운 추억
콧방귀 나오는 조언의 출처의 무게로
친우가 진 짐의 무게를 빗댔다.
하굣길이 끊기는 주공아파트 현관 앞으로
걸음을 재촉해 푸념을 그쳤다.
학교 앞 가게 술을 두 달쯤 못 먹어야 알아진다
내 곡선의 기울기 부호 변화란
모든 게 간이인 교실 안에서 똑딱거리는 수준였단 걸
-건축-을 하러 동네를 떠나버린 그에게
조언했던 하굣길은 나에겐 끊기지 않았다
하복 입은 애들을 헤치고 술을 몰래 사러 간다
이제 내가
그보다 세상을 많이 알 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