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써본 소설입니다...

부족하지만 한 번 용기내 올려봐요..!





첫사랑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 너의 첫사랑은 언제냐고. 그럼 나는 그에 대한 물음에 답한다.
난 그럴 때면 18살의 봄. 내 첫사랑과 만남 추억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서툴지만 진실되었고, 불안하지만 흔들리지 않았던 나의 청춘에게로.
고2가 되서 신나고 부푼 마음이 들었다. 다행이 작년에 친했던 친구들 몇몇과 같은 반이 되어 가슴을 쓸어내리고 서로 호들갑을 떨며 새로운 반 안으로 들어갔다.
대부분 익숙치 않은 얼굴들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차분히 주위를 둘러보며 새로운 반에 잘 적응하기 위해 마음을 다 잡고는 자리를 잡고 앉았다.
소란스러운 아침.
나와 더불어 같은 반인 얘들은 누구와 친해질지 탐색하는 얘들도 있고 벌써부터 수학 문제집을 꺼내 공부하는 얘들과 영어 단어를 외우는 딱 봐도 학교 성적 순위권인 아이들도 보였다.
그렇게 반 안을 쭉 훑어보는데 어딘가에서 나의 시선이 멈췄다.
내 시선의 끝에는 바가지 머리를 하고 똘망한 눈망울을 가진 소년이 있었다.
나는 말 없이 그 소년을 계속 쳐다봤고 소년은 어딘가에서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에 고개를 돌렸다.
딱.
소년과 나의 시선이 마주쳤고 나는 부끄러운 마음에 볼이 빨개졌고 고개를 황급히 돌렸다.
괜히 이상한 아이로 생각하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그냥 본 것 뿐, 그 소년에게는 아무런 해를 가하지 않았으니 괜찮을 것 같은 마음도 들었다.
소년과는 친해지고 싶었다.
모르겠다, 그저 이것이 친구를 사귀고 싶은 마음인지, 첫눈에 반한 마음인지.
18살. 우리는 아직 어른과 어린이의 중간경계에 있다.
그것을 정한 기준은 없지만 난 그렇게 생각한다.
창문 너머로 산뜻한 봄을 알리는 바람이 불어와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
첫 날은 정규수업만 하고 학교가 끝났다. 친구들과는 같이 놀고 싶었지만 월요일이기도 하고 학원에 가야하니 바쁘다며 나중에 제대로 일정 잡고 놀자고 약속했다.
혼자 버스 정류장에 앉아서 오는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 정류장에서는 나 외에 2학년 몇명과 이번에 입학해 아직 어색하고 설레는 마음이 있는 한 학년 아래 후배들도 보였다. 고3선배님들은 거의 학교 끝나고 근처 독서실을 가기에 만날 일이 없었다.
나는 폰을 꺼내 어제 못 본 웹툰을 보고 있었다.
누군가 내 옆에 앉은 느낌이 들었고 슬쩍 옆을 쳐다봤다.
아니,그런데.
오늘 아침에 내가 몰래 쳐다보다 눈이 마주친 소년이였다. 나는 어떡해야 할지 몰라 눈을 굴렸다. 하지만 이내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소년이 제 얼굴을 기억하지 못 할 수도 있고 잘못한 것도 없는데 괜히 호들갑을 떨면 이상하게 보일 것이기 때문이였다.
나는 괜스레 버스가 올 시간을 연신 확인하며 남이 봤을 때 딱 봐도 수상해 보이게 안절부절 못했다.
이러고 싶지 않은데 마음과 달리 몸은 아무렇게나 움직였다.
소년이 불안정해 보이는 나를 쳐다봤다.
'어,어떡해! 왜 날 보는 거지? 왜,왜!'
내 마음은 소년의 눈길 한 번에 호들갑을 떨며 난리를 피웠고 이런 나와 다르게 소년은 그런 나를 보며 속삭이듯이 말했다.
'어디 아파?"
"아,아니!"
소년의 질문이 끝나마자 속사폭처럼 아니라고 답했다. 소년은 작게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나에게 두었던 시선을 거두었다.
'휴우....'
순식간에 이마에 땀이 나고 손바닥도 축축했다.
내가 진짜 어디 아픈가?
나는 손을 들어 이마를 대 보았지만 딱히 열이 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 와중에 내가 타야 할 버스가 도착했고 나는 벌떡 일어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버스에 올라탔다.
그런데 내 뒤로 소년이 뒤따라 일어나더니 주머니에서 버스 카드를 꺼내고 나와 같이 버스에 탔다.
'이런,망할.'
나는 버스에 앉을 만한 자리가 있는지 살펴봤지만 이미 이 버스정류장에 도착하기 전에 있는 고등학교 정류장에서 다른 학교 학생들이 빈 자리를 차고 있었다.
최대한 난 소년과 멀리 있고 싶어 소년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옆을 살폈다.
소년은 내리는 문 앞에 서 있었다.
나는 앞쪽에 손잡이를 잡고는 출발하는 버스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손바닥에 힘을 주었다.
두어 곳에 정류장이 지났고 곧 내가 내릴 버스 정류장은 앞으로 5곳 정도 남아 있는 상태였다.
4곳의 정류장을 더 지나치면서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렸다. 나는 빈 자리가 있으면 앉으려 했지만 그 자리는 대부분 뒷자리였고 금방 열리는 문을 통해 어르신들이 타시길래 곧 내리니까 참고서 버텼다.
이제 마지막 한 정거장을 남겨둔 상태에 나는 손잡이에 주었던 힘을 살짝 빼 여유로운 마음으로 있었다.
그런데 그 때.
앞쪽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는지 급정거를 했다. 나는 힘을 뺀 손에 다시 힘을 주기도 전에 내 옆에 있던 아주머니께서 양 손 가득 짐을 팔이 아파 내려놓고 다시 들어올리다가 나를 고의 아니게 밀치셨다.
나는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옆으로 벌러덩 누워 버렸다.
그때의 내 기분이 어땠냐고?
물론 창피했다. 하지만 그건 넘어진 '내'가 창피했던 게 아니라 내 옆에, 후문에 서 있었던 '소년'에 의한 창피였다.
나는 옆으로 넘어지면서 손으로 소년의 뺨을 친 것이었다.
'헉!' 하며 쓰러진 몸을 급하게 일으켰다. 눈 앞에서는 열려진 후문과 황당하게 쳐다보는 소년의 시선이 있었다.
나는 어떠한 변명을 하지도 못한 채 급하게 도망치듯이 버스를 내렸다.
망했다, 망했어. 내일 어떻게 소년의 얼굴을 본담?
내 18살의 첫 시작이 꼬이는 소리가 귓가에서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