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계절에 대하여 / 스펠리카 갤러리]
작성자 : [황금손]유다희
작성일자: 20XX년 X월 X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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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을 쓰기에 앞서, 아래에 쓸 내용은 내가 나의 빌어먹을 스승이자 최초의 마법사, 건국왕의 친우이자 신검교의 공인된 악인 마스터에게 BL소설을 보여주며 놀려먹다가 내 창자에 목이 졸려 죽었던 것에 대한 원한과는 아무 상관이 없으며, 또한 나의 전 애인에게 다른 여자와 바람 피웠다는 오해로 헤어진 뒤 잠이 오지 않아 쓰는 것도 아니며, 오늘 대낮에 내가 여자를 좋아하는 것에 대해 모욕을 하던 노친네에게 머리에 ‘스파크'를 심은 일로 뉴스에 나온 데 대해 아직도 화가 나서 잠이 오지 않아 쓰는 것이 아님을 밝히며, 단순히 내 스승놈을 등장인물로 하는 BL소설이 의외로 역사가 깊음을 알려주고자 씀을 밝힌다.

 

...아 과제하다 글 쓰려니 글이 이상하게 써지네 그냥 반말 깐다 OK? 너네 중에 ‘장미의 계절’ 에 대해 들어본 갤럼들은 없을거임. 하지만 너네가 가끔 들어본 이야기는 있을 거임. ‘마스터가 묻어버린 검은 탑은 사실 마스터를 모욕하는 글을 쓰다 걸려서 그랬다’ 거나, ‘분할왕국 시절에 마스터가 남색을 한 적이 있다’ 거나, ‘마스터는 로즈워터님의 아이를 임신한 적이 있다’ 거나. 이 글에선 내가 마스터한테, 그리고 로즈워터님한테 들은 이야기랑 내가 오래된 책들을 조사하면서 알게 된 이야기를 통해 저 소문들이 생긴 이유들에 대해, 그리고 저 ‘장미의 계절'이 대체 뭔지, 마스터가 진짜 임신한 적이 있는지에 대해 알려주려 해.

 

  첫번째, 장미의 봄. 최초의 ‘BL소설'의 탄생

 

  이때가 대략 구왕국력 200년 부터 한 10년간이었을거야. 어떻게 아냐고? 너네 저번에 방송에서 스승놈이 책으로 내 머리 후려치면서 이런 말 한거 들은 적 있을텐데? “마법사란 처음 배울 때 부터 죽을 때까지 내 발명품 틈에 끼어 사는 벌레들”이라고? 종이로 책 만들 생각을 처음 한 인간이 저자식임. 사실 종이는 용족이 발명한 게 맞아. 하지만 걔넨 종이를 두껍게 만들어서 거의 가죽글판(아, 지구사람 말로는 ‘양피지’)처럼 썼지, 공예용 얇은 종이를 엮을 생각을 아무도 안했거든. 어쨌든. 최초의 책은 ‘마리 로즈워터는 왜 아름다운가.’ 야. 딱 제목만 봐도 딱 떠오르지 않아? 최초의 책은 새로운 발견을 위해서도, 어두운 진실을 폭로하기 위해서도 나오지 않았어. 바로 스승놈과 로즈워터님의 결혼식 날, 모든 하객에게 자랑하기 위해, 지구사람 말로 ‘인성질'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거지.

 

  최초의 ‘책'얘기하다 딴길로 샜네, 암튼 저 책이란게, 질긴 종이만 만들 수 있으면 가죽글판보다 더 많은 글을 적을 수 있거든. 대부분의 우리 마법사들이야 이걸 마법적으로 어떻게 써먹을까 생각했겠지만… 알잖아, 우린 전부 어딘가 미쳐있다는거. 어느 ‘더 미친’ 마법사가 대부분의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충격을 줄 책을 씀. 그게 바로 ‘장미덩굴 아래서’임. 한 6~7년 전에 교단 순례자가 옛 교회 건물에서 이 책을 건졌다는데 내용은 아직 공개 안했더라, 하긴 빌리오스라는 남자 마법사가 마스터에게 온갖 수모를 겪으며 마법을 배우다 마법의 장미덩굴로 마스터를 묶고 여러 야한 방법으로 복수하는 내용인데 교단 사람들한테는 좀 힘든 내용이지. 왜 아냐고? 스승놈이 보존해둔 게 있는데 저번에 술식 터트린 벌로 이걸 낭독시키는 벌을 내렸음 ㅅㅂ 읽다가 마스터의 동굴 안에 꽃송이를 박아 넣으려는 부분 읽으려니까 목구멍에 모래 들이부어서 숨막혀 뒤졌음. ㅅㅂ 너넨 어떤 예쁜 미친년이 영원히 살게 해준다고 하면 까버려, 누가 시켰냐고 하면 아크 마기테움이 시켰다고 하고.

 

  암튼, 이 읽으면 시간 보내는 용도 외에는 없는 종이뭉치에는 ‘소설'이란 명칭이 붙었고, 의외로 여러 탑과 성들로 퍼졌음. 내용이 민망해서 그렇지 일단 마스터 까는 내용이다보니 신검교단에서 한 권 씩 교회 창고 한구석에 모셔놓기도 했고, 경비대나 원정대엔 꼭 한 명씩 챙기는 인간이 있었나봄. 뭐, 일부러일수도 있긴 한데 그 책 종이 질이 좀 나빠서 잘 찢어진 게 많이 팔린 원인일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 이렇게 소설이라는게 발명되고, 사람들이 읽게 되니 어떻게 되겠어? ‘나도 써 보자!’ 하는 인간들이 생기지!

 

  두 번째. 장미의 여름. ‘마스터물’의 범람기

 

  사실 이 기간은 대충 구왕국력 300년까지 정도라 쳐. 왜 이리 대충 아냐고? 닥쳐, 아래 적을거니까. 일단 여름이라 구분하긴 했는데 이때 나왔다는 작품들이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거든(콜렉션을 보여주신 로즈워터님 감사합니다, ‘백합꽃잎 앞에서’ 잘 읽었어요). 그 공통된 특징이랑 대충 해설을 덧붙이면

 

  우선, 마스터가 나와야 해. 로즈워터님은 나오기도 하고 안나오기도 하는데, 이 시기가 로즈워터님이 활동하실 때 부터 ‘두 번째 몸'을 만드실 때 사이라 그런걸지도 몰라. 마스터는 당연히 성격이 개차반으로 나와.

 

  다음, 로맨스물이야. 사실 이게 여름과 가을을 나누는 기준이야. 처음 소설이 나오고도 여전히 영웅담이나 교훈담은 시인이나 성직자들이 만들고 노래하긴 했는데, 여전히 소설이 가지는 구조에 맞지 않았던데다 책으로 만드는 걸 끔찍히 싫어했거든.

 

  마지막, 마스터는 이끌리는 역할이야. 워워 잘못적은거 아냐. ‘이끄는’ 이 아니라 ‘이끌리는’ 게 맞아. 좀 야한 입장에선 ‘깔리는’ 역할이야. 이건 저 스승놈 잘못이 크지. 저 인간은 왕국이 세워지기 전부터 건국왕 폐하와 치고받은 인간말종이잖아, 누구라도 한번쯤은 개겨보고싶은 그런...알잖아?

 

  뭐 이런 비슷비슷한 소설들이 나오다 점점 위 특징과는 다른 소설들이 나타나기 시작해. 이 정확한 시기를 모르니 장미의 가을이 언제부터인지는 확실치 않고.

 

  세 번째. 장미의 가을. ‘마스터물’ 을 벗어난 소설들.

 

  위에서 말했다시피, 장미의 가을은 대~충 구왕국력 296년 정도부터 349년 까지야. 저 가을이 끝나는 연도가 많~이 익숙할 거야. 그 이유는 (이 글을 읽을 지구사람들을 위해) 겨울을 설명할 때 덧붙일게.

 

  이 시기에 소설이 마스터물을 벗어나게 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를 댈 수 있어.
  첫째로, 마법사가 아닌 작가들이 생기기 시작한 거. 우리 마법사들이야 제본 마법이 있어서 마력만 유지되면 동시에 열 권 정도는 쓰잖아? (못한다고? HOXY...킼킼) 그런데 몇몇 귀족들이 100% 수작업으로 책을 만드는 만행을 저지르지. 이걸 시작으로 교단에서 교훈담 몇 개를 뜯어고쳐 소설 형식으로 내고, 시인들이 자작 영웅담을 한정판으로 파는 등 여러 직종 출신의 작가들이 생겨났어.
  둘째로, 왕국이 정말 잘 살게 됐어. 이게 의외로 중요한 게, 국내로는 마력 조절을 통해 지력과 생장을 조절하는 기법이 제대로 연구가 되던 시점이고, 국외로는 저 멀리 늪지 도적떼들이 영원한 내전을 시작한 때거든. 그러니 자연히 경비대와 원정대의 출정 주기가 길어지면서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지. 그러다보니 촛불 밝혀놓고 즐길 만한 것에 대한 관심이 생기니 저 소설이 발전할 만 하지.

 

  사실 이때 소설들 중 몇몇은 아직도 보존돼서 사람들이 알고있는 경우가 많아. 종류도 로맨스를 벗어나 온갖 장르가 나오고. 그러니 난 괴작이나 문제작 몇 권만 소개하고 겨울 이야기를 할게

 

  나의 검은 장미: 레즈 NTR소설. 여주인공이 마스터에게서 로즈워터님을 뺏는 문제작. 후반부 성적 묘사가 질척이면서 끝내주던 책인데 누가 훔쳐감. 자수해서 안식찾자 이자식들아.

 

  더블 마스터: 난 이 시대에 회귀물이 있었다는데 진짜 충격먹었다. 마스터가 ‘마왕’에게 죽기 직전에 자신에게 사용한 회귀 주문이 엉뚱한 병사에게 걸리고, 10년전으로 돌아간 그 병사가 마법의 재능을 깨우쳐 최후엔 마스터와 같은 힘을 얻게 되면서 마스터와 힘을 합쳐 마왕을 물리친다는 이야기. 이거 조금만 손 보면 지구에서도 잘 팔릴 걸?

 

  백발의 도끼공주: 내용은 주인공이 도끼를 쓰는 것만 빼면 평범한 영웅소설이야. 방계 왕족이자 막내딸인 주인공이 도끼술에 재능을 깨우치고, 늪지 도적 군단이나 사막의 거대지렁이, 하늘고래를 물리치고 여왕으로 등극하는 이야기인데, 이 책은 소설 외적으로 유명함. 제국 3대 ‘대왕’ 레나 라이오넬의 행적과 많은 면에서 닮았거든. 심지어 도적의 수장에 대한 묘사가 ‘흑기사'와 닮아서 한때는 예언서가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왔음.

 

  나중에 더 생각나는거 있으면 수정해서 적을게.
  그리고… 이렇게 활발하던 소설 문화가 왜 죽어버렸나 이야기해야지

 

  네 번째. 장미의 겨울. 하여간 제국은 도움이 안 돼.
 


  내가 아까 구왕국력 349년을 어디서 본 적 없냐고 했지? 이때가 존슨 라이오넬이 제국을 칭하고 초대 황제가 된 해거든.(그리고 스승놈이 열받아서 마탑이랑 주변 땅을 센트리온 자치령이라 선언한 해이기도 하지) 이 존슨이란 존슨같은 놈은 소설같은 수수한 건 제국의 웅장함에 맞지 않다며 온갖 제약을 걸었어(소설은 반드시 비싸게 팔아야 한다거나, 연극으로 10번 이상 공연하지 않은 소설은 판매할 수 없다던가). 원래라면 이러다 스승님 성질을 건드려서 혼쭐날 만도 한데, 하필 이 시기에 스승놈이랑 로즈워터님이 부부싸움을 좀 크게 해서… 스승놈 목구멍에 들어간 씨앗이 그대로 나무로 커버리는 바람에 십 몇 년 정도 나무 속에 갇혀있어서 나설 일이 없었지. 그 사이에 존슨 황제가 암살당하고, 딕슨 황제가 사치를 일삼다가 레나 대왕이 들고 일어나 딕슨의 목을 치고 왕위에 올랐다가 연인의 배신으로 독살당하시고… 하는 난장판에 국고와 민생이 바닥과 키스할 지경까지 갔지. 그 다음 이야기는 대충 알 거임. 삼악이 순서대로 터지고(회열(Grey Fever), 마법의 여신을 죽인 페이스리스, 종말의 흑기사) 왕국은 조각나 분할왕국 시대가 오게 되지. 살기 힘든데 누가 소설을 보겠어? 이렇게 백여년 넘게 지속된 ‘장미의 계절'은 끝나.

 

  다섯 번째. 두 번째 장미의 계절?

 

  소설 문화는 저어기 차원문 너머 본토(스펠리카)에선 거의 죽은 문화 취급받고있어. 신왕국으로 통일된 지 거의 200년이 된 지금까지도! 나중에 기회 되면 SCA(아니다, 너네한텐 리치(Leech)가 더 익숙한가?)분들한테 여쭤봐. 아직 정신 멀쩡하신 분들은 더 아는 게 있을지도 모르고.
  그리고 의외로 장미의 봄은 이 땅, 지구에서 다시 시작될지도 몰라. 그도 그럴 게, 여긴 이미 소설이란 문화가 살아있잖아? 그리고 벌써 ‘마스터물'이 나타나기 시작했어. 내가 스승님한테도 보여드린건데, 마스터가 마법 제어 능력을 모두 잃어서 남자와 관계를 하면서 힘을 되찾는 내용이더라고. 한번 너네도 컴퓨터 연구할 겸 머리아프면 이런 소설들을 뒤져보는 건 어떨까?

==[댓글]======
[TheOne]1등

[Sulfury]곤충사전내놔

[Sulfury]곤충사전내놔
ㄴ[TheOne]너 왜 또 두번 치냐
ㄴ[[황금손]유다희]콩님 입력계 또 고장났어요. 콩님 영혼장갑이랑 맞는 곤충 찾는 중이에요. 수리까지 한 이틀?

[TheOne]너 헛소리 할래? 내가 언제 애를 낳았어?
ㄴ[[황금손]유다희]저 위에 썼잖아요, 그 목구멍으로 낳은 자식(나무)
ㄴ[TheOne]그게 낳은거냐 잡아먹힌거지. 그딴식이면 넌 납탄 몇마리 낳은거냐?
ㄴ[[황금손]유다희]그 나무 가지떼서 심고 백여년 장미랑 합성해서 만든게 황금장미라면서요
ㄴ[금잔디]실망이에요여보함께아이들을보살핀건다잊은건가요
ㄴ[TheOne]내 애가 아니라 ‘우리’애니까 그렇지 여보
ㄴ[금잔디]이리와요

[[황금손]유다희]근데 이갤 왜 나만 글 씀? 조회수 보면 사람 없는건 아닌데
ㄴ[ㅇㅇ]진짜 좀비마녀면 ㅇㅈㄱㄱ
ㄴ[[황금손]유다희]ㄲ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