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을 또 망쳤다. 뭐 엄마한테 혼날 건 뻔하고.. 뻔한 래퍼토리가 환청으로 들려온다. 공부는 제대로 했냐, 복습은 했냐, 문제집 잘 풀었냐.. 수 십 번도 더 들어온 나로썬 신물이 날 지경이다.

 

우선 핸드폰을 켰다. 삼성 인터넷에 들어가자, '나무위키' 라는 이름의 탭이 보였다. 이미 관심 있는 소재는 몇 번이고 정독해서 더 이상 볼 것도 없다. 유튜브를 보기로 했다. 추천 영상 리스트를 내렸다 볼 게 없다.

 

다른 일을 하기로 생각했지만 독서는 내 체질이 아니고 다른 할 것은 도저히 보이지 않았다. 낮잠자기엔 오후 4시라 시간이 애매했다.

 

그래서 그냥 나가기로 했다. 이제 겨울이 되는 늦가을이라 날씨가 좀 쌀쌀해서 어디에 있기도 좀 뭐했다. 친구들은 전부 PC방에 놀러갔는데, 나는 원래 PC방에 안 가서 친구들을 부를 수도 없었다.

 

하릴없이 집에 돌아와서 다시 핸드폰을 켰다. 너무 많이 해서 질릴 정도의 Geometry dash 가 눈에 띄였다. 물론 완전 잘 하는 건 아니였지만 더 할 흥미가 도저히 하지 않았다. 웬만한 패턴은 죄다 외운 상태였고, 못 깬 것들도 실력이 조금 모자라서 그런 것 뿐이었다.

 

다시 위키를 켰다. 그 동안 못 보던 무슨 목록 같은 게 맨 밑에 생겼다. 들어가 보니 나무라이브? 같은 곳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첫 계정 생성을 하고 첫 글을 남겼다.

 

 

 

 

 

 

 

 

 

 

 

 

 

 

 

 

 

 

 

 

 

 

 

 

 

 

 

ㅇㅅ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