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것 없고 선한것 없고 명한것 없다

항상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래왔다


제 일의 색은 제 n의 색과 같지 아니하고

제 일의 형태는 제 n의 형태와 같지 아니하며

제 일의 사람은 제 n의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이를 내 삶의 길이만큼의 귀납으로 정리한다


그러는 새 눈은 다가올 것이다

색은 명해지고

형태는 정해지고

사람은 선해진다


난 눈을 맞기로 했다

내 색은 없어지고

사람의 형태가 없어지고

얼어죽어 마침내 가 없어진다


그렇지만 는 생각하고있는가

하얗게 녹아내린 대지위에

는 혼자 분명히 시커멓구나

분명 는 정하지 않고 선하지 않다


세상을 빙하기로부터 꺼내 구했다

태초부터 선은 없었고 명은 죽었다만

이제부터는 내가 정하기로 했다

눈이 왔다는 핑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