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제비.


날개깃 빠진 제비.




날개짓할 힘은 남아있지만


허공을 박찰 날개깃이 없구나.




친구들은 힘차게 날아올라


따뜻한 이집트로 날아갔건만




나는 꼴사납게 버둥거리며


깃 빠진 날개를 퍼덕거릴 뿐.




푸른색은 소나무만 남았고


가슴팍엔 서리가 아려오는 도시에




내몰리듯 남겨진 나는


새하얀 죽음을 기다릴 뿐.




나는 제비.


날개깃 빠진 제비.




날개짓할 힘은 남아있지만


허공을 박찰 날개깃이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