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채널

 내가 배멀미를 하지 않는단건 참 다행인것 같다. 이 커다란 배에서도 배멀미 때문에 토를 하는 사람을 보면, 나에 대한 자부심과 상대에 대한 불쌍함이 겹쳐 참 이상한 감정이 된다. 그 덕분에 잠도 잘 잤다. 갑판으로 나아가니 눈부신 빛이 내 눈을 따갑게 했다. 갑판에는 한 여자만 있었다. 그 여자도 방금 일어난듯, 부스스 하였지만, 그것이 미모를 감추진 않았다.

 

"바다 색이 참 아름답군요."

 

그녀가 나를 바라보았다.

 

"네, 바다에 중심인 것 같은데도 참 맑네요."

 

"마치 그 목걸이의 사파이어 처럼요?"

 

그녀가 자신의 목걸이를 바라보고는, 목걸이의 사파이어를 나에게 보여주었다.

 

"이건 남편이 사준거에요."

 

"아, 남편 분께서..."

 

"네... 비록 지금은 세상에 없어도...."

 

그녀의 눈이 슬픈 눈으로 바뀌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무례하게..."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전 C Pul. pul 이라고 해요. 반가워요. 시프로 불러주세요."

 

"저는 U. S. er입니다. 그런데 C Pul. pul이시라면 혹시...?"

 

"네. 맞아요, XLC Aix. DBC rexx Shakespeare가 제 남편이에요."

 

셰익스피어라니! 그 작가는 비록 높은 인기를 누리지 못했으나, 나같은 마니아에게는 마치 신과 같은 존재였다. 그의 글자 하나하나는 나를 그의 작품 속으로 데려다 주었다.

 

"이알씨!"

 

미스 리였다. 그녀가 나를 부르더니 계단을 올라와 총총걸음으로 내게 왔다.

 

"잘 주무셨나요?"

 

"아, 네. 감사합니다."

 

시프가 미스 리에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C Pul. pul 이라고 합니다."

 

"아! 시프씨! 반가워요!"

 

그렇게 우리 셋이 수다를 떨고 있는데, 갑자기 비명이 들렸다.

 

"거기 셋!"

 

갑판 위에 어느새 올라온 사람이 우리를 불렀다.

 

"빨리 도망쳐! 지금 배가 가라앉고 있어!"

 

우리 셋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시프와 미스 리는 구명보트를 타기 위해 갔고, 나는 잠깐 볼일이 있다 하고 내 방으로 갔다. 내 방에 가서 짐을 싸는 중, 옆 방인 317번 방에서 어떤 소리가 들렸다. 나는 문을 살짝 열어 힐끔 밖을 보았다. 밖에는, 317호 사람이 다이너마이트를 들고 있었다. 

 

"거기! 지금 뭐하는 겁니까?"

 

317호 사람이 뒤돌아 봤다. 그러더니 칼을 꺼냈다.

 

"칼 내려놓으시죠."

 

"이렇게 좁은 곳에서 칼이나 잘 피할 생각이나 해."

 

그렇게 말하자마자 날카로운 단검이 내 주변에 날아들었고, 나는 넘어졌다.

 

"잘가라."

 

나는 마지막 찰나에 그의 가슴에 붙은 이름표를 보았다.

 

'Rand. S. Ware.....'

 

그리고 단검이 내 가슴을 뚫었고, 나는 피가 솟구치고 화끈해진 가슴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하다가 이내 눈이 감겼다.

 

"아, 다행히 오셨네요."

 

내 앞에는 벨벳 드레스를 입은 미스 리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