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채널

돚챈에서 활동하는 유저인데

갑자기 얘가 이런 제목 달고 무슨 일이지?하는 사람 많을 것 같긴 한데, 일단 이야기를 시작해보지.


때는 중3, 2018년이였음. 그 전 해에 러시아 바이칼에 다녀온 나는 시베리아 대자연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었지. 마침, 그때의 나는 모 상위권 자사고를 준비하고 있었고, 시베리아에 살고 있는 소수민족, 그 중에서도 야쿠트족, 부랴트족의 음악, 문화, 역사 등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조사해서 자소서에 써먹기로 했어.


그런데 왠걸, 그 소재로 면접 100분 중 50분을 때우더니 그 학교에 덜컥 합격하게 된거야. 사실 나는 그 학교에 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어. 강남에 있는 학원에 다니다 보니 나보다 공부 잘하고 뛰어난 얘들이 너무나도 많은데, 내가 거기 가봤자 걔네들이랑 경쟁할 수 있을까? 아니면 살아남거나 적응할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막 들었거든. 그래서 나는 되면 좋고, 안되면 더 좋고? 대충 이런 생각이었거든.


그리고 맞이한 첫 학기, 기숙사 룸메들, 수업 같이 듣는 친구들 다 마음에 들고 좋았어. 수업도 나쁘지 않았어. 아니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진짜 마음에 드는 수업&선생님도 있었지만, 진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넘어서서 그냥 싫은 수업&선생님도 있었는데, 세상 모든 것이 다 좋을 수는 없잖아? 인생이 다 그런 가지 뭐. 사실 첫 1년은 어영부영 보냈어. 성적도 잘 안 나왔어. 내가 공부를 안한 탓이지. 어쩌다보니 방송도 몇번 타고. 


근데 난 개인적으로 학교 자체가 나하고 살짝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어. 애초에 학교 들어올때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어. 나는 국제반이야. 우리 학교는 한국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국내반과 해외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국제반이 있는데, 국제반은 주로 영미권, 잘해봐야 중국/일본을 가는데, 나는 러시아 대학이 목표였던 거야. 영미권에 맞춰진, 그 중에서도 미국 교육과정에 맞춰진 국제반 커리큘럼과 러시아 커리큘럼은 너무나도 달랐고, 점차 나에게는 의미없는 수업처럼 느껴지기 시작한거야.


...해서 올해 자퇴하고 바로 러시아 대학 들어가기로 했음. 아 물론 검고 보고. 급발진 ㅈㅅ인데 딱히 중간 내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