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대학교 2학년 때... 졸업요건인 교육봉사 60시간이랑 별개로 사도교육과정에 사회봉사 30시간이 또 있어서(...) 사도교육과정 성적 마감할 철인 11월에 봉사 찾아서 무지 돌아다녔었음. 당시 DOVOL에 봉사 자리가 그나마 많이 떴었는데 청주는 할 만한 게 별로 읎고... 그래서 진천 대전 오지게 돌아댕겼음. 특히 나가는 횟수를 줄이려고 8시간짜리 봉사를 많이 했는데 대체로 9시에 시작해서 6시에 끝나는지라... 513 첫차 타고 교원머 나가서 저녁 늦게 다시 들어왔음.


그 중에 진천을 한 번 간 적이 있었는데... 일단 513 첫차 타고 나가 보니 시간이 상당히 널널한 거임. 그래서 처음엔 시외버스 탈려고 했는데 걍 산업단지입구까지 가서 711 탐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한 8시 20분 정도에 진천 도착했음. 그리고... 읍내에서 또 한참 걸어가야 됨ㅋㅋㅋㅋ 봉사하는 곳이 지역아동센터였는데 거기가 우주동백1차에 있어서... 디지털프라자 정류장에서 1.5km는 되는데 그래서 편의점에서 샌드위치 하나 먹고 존나 걸어감.


그리고 봉사는 6시에 끝나게 되고... 청주 갈 때는 터미널에서 타는 게 더 가까워서 성석사거리에서 터미널 쪽으로 꺾었는데... 노을이 거의 다 져가는 때였고, 아동센터 있는 데서 성석사거리까진 논만 있는데 그 황량한 곳을 걸어가고 있으니 마음이 턱턱 막힘. 그리고 다리에서 읍내 풍경을 보니까 참 마음이 찡하더라. 농촌과 도시가 교차하는, 푸근하면서도 칙칙한 느낌이 드는, 그런 동네처럼 느껴졌었음. 진천이란 곳이, 농촌과 중소 공장들이 얽히고설킨, 그래서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 공장 노동자와 농민들이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그래서 인구는 많은데 활력은 그에 비해 없어 보이는 그런 동네라는 생각이 내게 들더라고. 그래서 저런 느낌이 들었던 거 같음.


안 그래도, 오후 후반 정도 되면 초딩들이 슬슬 들어오는데, 얘네들이 아동센터에서 하나씩 주는 학습지를 푸는데, 아무래도 쌤들은 다른 일도 해야 되고, 공익들이 같이 애들 문제 푸는 거 도와주고 있는 상황이라. 추측건대 교육이 전문적으로 이루어지기는 어려운 환경인 거 같았음. 아무래도 아동센터는 분류상 교육기관이 아니니까(그래서 아동센터 봉사가 교육봉사로 안 들어가고 사회봉사로 들어간다)... 특히 아동센터를 오는 애들이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는 않은 경우가 대다수란 것과 연관지어 생각하면, 좋은 교육을 접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게 이런 식으로도 차이가 나는 거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음. 봉사 끝나고 나갈 때 별 것도 아닌 나를 보고 센터장님이, 와 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앞으로도 자주 봉사하러 오라고 뭔가 애절한 듯한 어조로 말씀을 하시더라. 나름 기대하신 거 같은데 그저 시간 따러 간 일회성 봉사에 그쳐서 죄송스럽고, 비록 그곳에 봉사는 계속 못 하러 가도 저 아동센터, 저 아이들한테 뭔가 도움 되는 일을 이루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음(그게 뭐가 될진 확실하지 않을지라도).


진천을 간 적이 그 전에도 있는데, 학과 사람들이랑 쏙쏙캠프 팀 꾸려서 문상초등학교라는 데를 갔었음. 그리고 이런 경험을 하게 된 뒤로, 진천 혹은 이와 비슷한 환경의 지역을 보면 뭔가 마음이 찡해짐. 애환이 많이 담긴 지역 같고. 원래부터 교사가 되면 고향 같은 촌락 지역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지라, 여기가 내가 있어야 할 곳이다 하는 생각이 들고. 그리고 학교가 있는 강내면도 이런 분위기의 동네라서 이런 분위기가 고향 이상으로 정이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