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계신 상당수의 유저분들과 달리, 저는 진성 집돌이입니다. 그래서 어디 나갈 때도 웬만하면 부모님이랑 같이 가게 되죠.

그런 저에게도 혼자 제천을 벗어나 돌아다녔던 적이 있습니다.


1. 서울대 왕복

제가 서울대생인 건 절대 아니고, 여하튼 서울대에 일이 있어 간 적이 있었습니다.

갈 때 이동경로는 제천역->무궁화->청량리역->경의중앙선->이촌역->4호선->사당역->2호선 이렇게 됐습니다.

일단 제천역에서 탄 중앙선 무궁화호는 느릿느릿했지만 치악산 경치가 좋았고요...

사실 경로 고민을 좀 했습니다. 왕십리에서 2호선 갈아탈지 이촌에서 4호선 갈아탈지 고민이 첫 번째, 낙성대에서 내릴지 설입에서 내릴지가 두 번째...였는데 2호선 꼴을 보고 '이러다 못 살겠다' 싶어 그냥 낙성대에서 내렸습니다. 사실 제 목적지가 낙성대역이랑 더 가까웠기 때문에 어쩌다 보니 현명한 선택이 됐지만요.

여하튼 학교 사이트에 있는 교통편 안내를 보고 '도대체 관악02는 어디서 타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걷다 보니 운 좋게 버스가 눈에 띄어서 어찌어찌 타고 갔습니다.

(4호선 타는 중간에 귀가 망가질 뻔했습니다... '총신대입구'...)

갈 때는 다른 길로 갔는데, 해산 장소가 설입 근처 식당이라 서울대입구역->2호선->교대역->3호선->고속터미널->제천행 버스 이렇게 됐습니다. (이 쪽 길이 확실히 편하더라고요.)

교대역은 역시나 엄청 붐볐습니다. 그래서 이런 일도 있었는데:

그러니까 3호선 차가 왔는데, 너무 붐빌 것 같아서 그냥 보냈습니다. 근데 다음 차가 회송이었고(...) 그래서 제가 탄 그 다음 차는 또 헬게이트가 되었습니다. 다행히 한 정거장이라 망정이지...


2. 인천공항 왕복

학교 차원에서 미국에 가게 될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천공항까지 가야 했죠.

인천공항까지 가야 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제가 처음 구상한 루트는 이랬습니다.

제천역->무궁화호->청량리역->경의중앙선->공덕역 환승->공항철도->인천국제공항

그런데 이게 2달치 짐을 같이 가져가야 되는지라 기차를 타기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공항버스를 타는 것으로 노선을 바꿨죠. 근데 문제는 제가 버스 예약을 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티머니 시외버스 앱을 봐도 제천->인천공항 버스를 예약할 방법이 없는 겁니다. (제천터미널 사이트에 들어갈 생각을 못 하고...) 게다가 배차도 하루 4번이라 시간을 맞추기도 어려웠고요. 결국 저는 원주 버스터미널까지 가서 공항버스를 타는 방법을 택했고, 부모님께서 원주까지 데려다주셔서 어찌어찌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를 타고 느낀 건데, 올림픽대로가... 정말 심하게... 막히더라고요. 그래서 '이거 늦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까지 들었는데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여하튼 그렇게 미국에서 2달을 보내고 돌아온 뒤...

이제는 공항에서 집까지 가야 했습니다. 문제는 제천 가는 버스 첫 차가 9시쯤이었는데 제가 공항에 도착한게 새벽 4시쯤이라, 도저히 기다릴 수 없었던 저는 이런 방식을 택했습니다.

인천국제공항->공항철도->김포공항역->9호선(급행)->고속터미널->고속버스->제천고속터미널

그렇게 저는 공철 '첫 차'를 타게 됐습니다. 사실 여기도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잔액이 부족할 것 같아서 교통센터 안에 있을 ATM을 찾아 뛰어다니다가 간신히 찾아서 교통카드에 넣었는데... 알고 보니 잔액이 충분했더라고요.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제 예상과 달리 공항철도는 아침부터 사람이 꽤 많았습니다. (사족: 한영중일로 안내방송도 나오더라고요) 게다가 이게 청라국제도시, 검암, 계양역을 거치며 사람이 점점 많아지다... 김포공항역에서 거짓말같이 다들 내렸습니다. 그리고, 바로 건너편에 대기중이던 9호선 급행이 있었습니다. 황급히 뛰어가서 자리를 차지하려...고 했는데 자리가 남더라고요.

9호선 급행은 상당히 빨랐습니다. 9호선 역에서 터미널까지 캐리어를 끌고 가느라 시간을 다 까먹긴 했지만... 아무튼 터미널에 도착해서 제천행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