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 말~11월 초, 겨울이 시작되기 직전에는 연례행사마냥 단풍구경을 다녀왔다. 설악산, 오대산, 내장산, 덕유산, 월출산 등의 메이저한 곳들은 이미 한두번 다녀왔고, 사람이 조금이라도 적은 곳을 가려고 수소문한 끝에 강천산을 가게 되었다. 근데 다녀온 바로는 설악산처럼 줄서지만 않을 뿐, 사람은 많은 편이었다.


 11월 3일 새벽 4시에 부산 해운대구 출발-전북 순창군까지 딱 3시간 걸렸고, 통행료는 2만 3천원 나왔다. 참고로 단풍 피크타임에 명산을 자차로 간다면 새벽부터 부지런하게 움직이는게 좋을거야.. 조금이라도 늦으면 주차도 힘들고 관광차들 퍼붓기 시작하면 답도 없다.


 내장산과 함께 순창군 최대의 관광지이기 때문에 모든 능선에 길이 나있고, 관리상태도 매우 좋다. 산이 600M 수준으로 아주 높지도 않고 등산 난이도도 낮은편이긴 한데(다만 경사가 심한 계단이 많다), 당연히 저기를 다 돌아보는 건 무리다. 단풍만 보고 올거면 골짜기로 나있는 완만한 평지길만 보고 와도 된다.
골짜기 따라 쭉 걷다가 현수교-신선봉-황우제골 찍고 3시간만에 내려와서 도시락 까먹고 놀다 오후 늦게 하산했다.


올해는 단풍이 진짜 안이쁘다.

여기도 골짜기만 물들고 나머지는 말라비틀어짐..

주차장에서 찍은 사진인데, 여기만 보고 이번엔 망했다고 생각했다.



골짜기 초입. 진짜 길 근처만 이쁘다.



단풍으로 유명한 산들의 필수조건은 바위산+폭포.

강천산에는 십수개의 폭포가 있음.



아아.. 사람이 슬슬 많아진다 ㅋㅋㅋ
젊은 20대들은 산을 상대적으로 꺼려한다. 그들에게는 남이섬, 남한산성과 같이 드라이브 할 수 있고 분위기 좋은 대체재가 존재하기에.. 이런 외진곳의 산들은 40~60대가 주요 방문객일 수 밖에 없다. 혹은 가족단위로 오거나.


산의 전체적인 느낌은 이렇다. 400~600m급의 나지막한 산들 중 여기만큼 아름다운 산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


일단 이번 산행의 파노라마 샷은 망했다.
4년간 쓴 iPhone 6S 노인학대는 올해까지만 해야겠다..


골짜기를 따라 쭉 가다보면 일정 구간마다 폭포와 기암괴석이 있다.


현수교 근처가 가장 놀기 좋다.
참고로 이 때가 8:30. 일찍 왔다고 생각했는데..


산은 하나도 물들지 않았지만,
아래쪽의 단풍은 실망시키지 않았다.


 강천산은 나름 대한민국 100대 명산인데, 실제로 가봤을 때도 그런 것 같았다. 산책로/등산로의 정비가 매우 잘 되어 있으며, 난이도가 쉽고 고도가 낮음에도 꽤나 훌륭한 경관을 보여주는 산이다. 일단 내년 가을에 다시 와서 산 전체가 물들 때, 카메라 들고 출사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곳.


그나마 건진? 사진들

매주 산타러 가니까 친구놈들이 아저씨라고 하는데, 국내 어지간한 곳은 다 가봐서 자연스럽게 한국에 널려있는 산들 위주로 찾아댕기는 것 같다. 한국은 아름다운 산들이 참 많은 것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