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혹자는 이리 말했다.

그리고 그의 말은 내게도 일어나는 것 같다.


얼마 전, 게임 구성 및 스토리 공부로 깔은 게임 <붕괴3rd>의 제2부가 공개되었다.

사람들은 이 소식에 기뻐하긴커녕 옛 맛을 잃었다며 한탄하곤 했고,

나도 초상인 줄 알고 슬퍼했다.

눈물은 흘리지 않았지만.


그 때 내 그 감정을 느낀 것이다.


생각해 보니 내가 사랑했던 것들도 결국 망가지거나 폐허가 된 일이 많았다.

GTA가 그랬다.

픽시브가 그랬다.(사내 트랜스젠더 성추행 사건을 안 이후 가끔씩 뭐 올라오거나 트위터 주소 찾는 것 외에는 안 쓴다)

조던 피터슨 씨는 성장해가시기에 납득이 가능하다.

마리갤 씨는 이것을 피해가시길 바란다.


내가 생환을 바란 잠수함/정 실종 사고는 전원 사망 결말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사랑하는 우리 겨레는 5000년의 대가 끊길지도 모르는 위기가 걸려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바라는 부산엑스포란 희망도, 리야드에 뺏겨버릴지도 모른다.


결국 난 결심했다.

그의 시를 완전히 다 이해 못한 채 내 멋대로지만 결심을 약하게 세웠다.

아무것도 사랑하지도, 이와 동시에 증오하지도 말자고.


애초에 내가 사랑하지만 않으면 폐허가 될 리도 없기에 사랑하지 않기로 했고,

애초에 내가 증오하지만 않으면 뇌가 그걸 사랑한다고 잘못 처리해 내 내면이 전쟁터가 될 일도 없기에 증오도 하지 않기로 했다.


더 이상 GTA를 사랑하지 않겠다.

미호요를 사랑하지 않겠다.

미라이 공업을 사랑하지 않겠다.

나의 겨레와 조국을 사랑하지 않겠다.

이 세상을 사랑하지 않겠다.


그들에게의 사랑을 싹 다 잊고, 오로지 내 일만 몰두하며 살아가고 싶다.


악질 회사들을 증오하지 않고 싶다.

대중매체 속 악역들을 증오하지 않고 싶다.

뇌 속에 남아있는 오물같은 생각들을 증오하지 않고 싶다.

자신의 인생을 비관하는 것도 모자라 남들을 끌어내리려까지 하는 인터넷의 잔인한 놈들을 증오하지 않고 싶다.

타락을 증오하지 않고 싶다.


그들을 그저 경계만 하고, 내 수많은 할거리와 놀거리, 쓸거리를 처리하며 살고 싶다.


그러나 이런 바람이 실현될지는 모른다.

내가 더 이상 사랑하지 않을지는, 더 이상 증오하지 않을지는.



...시가 난해하고 뜬금없겠지만, 며칠 전 내가 쓴 글을 여기와 같이 공유하면 좋겠다 생각해서 올려봤음.

일본추형론 연구는 시험기간인 것으로 못하기도, 안 하기도 했고 시험 끝나면 바로 작업 들어가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