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슈화는 통역관을 대동한 채, 한국의 어느 회사 회장과 대면하고 있었다.

"누추한 곳에 잘 오셨습니다. 무슨 일이신지...."

하주그룹은 한때 여러 산업에서 국내 순위권을 다툰 적도 있었으나,

창업주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한 자손간의 분쟁과,

그로 인한 방만한 경영으로 인해 지금은 도산 직전에 이르렀다.

통역관이 말했다.

"당신의 회사를 인수하고 싶다고 하십니다."

그러자 회장이 말했다.

"흠, 저야 상관없습니다만, 부채가 이만저만이 아닐 텐데...."

그는 회사가 어떻게 해서 이 지경에 도달했는지, 그리고 현재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야기하였다.

리슈화는 통역관과 중국어로 이야기하였다.

몇 분 후, 통역관이 말을 꺼냈다.

"문제 없으시다고 하십니다."

회장은 오묘한 기분이었다.

일단 급한 불은 끄게 되었지만,

아버지가 그동안 일궈 놓으셨던 회사가, 중국 자본의 손에 단번에 넘어가는 것을 보며,

아버지가 하늘에서 슬퍼하고 계시진 않을까 싶었다.

오랜 침묵 끝에, 회장은 입을 열었다.

"저희 회사를,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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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림

점점 소설 쓰는 게 힘들어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