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엔진의 사이클


 우리 몸의 심장은 혈액을 전신으로 보내 필요한 에너지원을 공급합니다. 액체로켓의 터보펌프도 심장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데요, 터보 펌프는 별개의 탱크에 저장돼 있던 연료와 산화제를 연소기로 고압으로 공급합니다. 터보펌프는 터빈의 회전으로 펌프를 작동하여 추진제 탱크 및 고압 배관에 충전된 산화제와 연료를 가스발생기와 연소기에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발사체 엔진은 연소기에 고압으로 연료 및 산화제를 공급하기 위해 필요한 이 터보펌프를 작동시키기 위해 작은 연소기(가스 발생기)를 가집니다. 이 작은 연소기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를 그대로 배출하거나 다시 주 연소기로 배기가스를 보내 연소하는지에 따라 ‘개방형 사이클’ 방식과 ‘다단연소 사이클’ 방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서방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고, 우리나라가 개발 중인 한국형발사체 엔진에 적용된 '개방형 사이클’ 엔진은 터보펌프의 터빈을 돌리는데 사용한 연소가스를 터빈 배기구를 통해 외부로 배출하는 방식입니다.


 한편 위 그림의 '폐쇄형 사이클 엔진'과 '전유량 사이클 엔진'을 포괄한 '다단연소 사이클 로켓엔진'은 개방형 사이클 방식에 비해 연소 효율(비추력)이 약 10% 정도 높아집니다. 비추력은 추진제 1kg이 1초 동안 소비될 때 발생하는 추력으로, 단위는 초로 표시합니다. 같은 양의 추진제를 같은 시간 동안 연소시켰을 때, 다단연소사이클 방식이 개방형 사이클보다 더 높은 추력을 낸다는 것이죠. 게다가, 개방형 사이클 엔진은 고압의 추진제 가스가 노즐에서 나오는 불꽃 옆으로 뿜어져 나오기 때문에 자칫하다 엔진이 상해서 폭발할수 있습니다. 


 보통 다단연소사이클 엔진은 현재 알려진 로켓 기술 중 가장 뛰어난 기술로 분류되는데요. 단적인 예로, 다단연소사이클에선 예연소기(가스발생기)에서 발생하는 가스가 터빈을 돌린 후 다시 주연소기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주연소기에 비해 2~2.5배 정도 높은 압력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각종 부품들과 배관들의 내구성이 더 높아야 합니다. 그만큼 제작 난이도가 높은 것입니다.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은 무엇을 연소시키느냐에 따라 크게 '산화제/추진제 과잉 사이클(폐쇄식 사이클)'과 '전유량 다단연소 사이클'으로 나눠집니다. 


 산화제 과잉 사이클은 산화제로 터보펌프를 돌린 뒤에 연소실에 넣어주어 연소하는 방식으로, 주로 케로신(항공용 등유) 연료를 사용하는 로켓에 채용됩니다. 이 방식은 다른 방식에 비해 개발도 쉽고, 연료 찌꺼기가 적어 깔끔합니다. 대표적인 엔진으로는 소련의 달 로켓 N1에 사용되었던 NK-33 엔진과 미국의 아틀라스 V 로켓에 사용되는 러시아제 RD-180 엔진이 있습니다.


 반대로 추진제 과잉 사이클은 추진제 가스로 터보펌프의 터빈을 돌리고, 그 가스를 연소시키는 방식입니다. 케로신 연료는 그렇지 않아도 찌꺼기가 많이 생기는데 그 가스를 배관과 터빈을 순환시키면서 연소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어서 액체수소 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에 주로 쓰입니다. 이 사이클을 채용하는 대표적인 엔진으로는 우주왕복선 주엔진인 RS-25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한층 더 진보한 사이클은 바로 '전유량 다단연소 사이클' 입니다. 전유량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은 엔진의 터빈을 돌리는데에 산화제와 연료를 전부 뽑아내고, 터빈에서 나온 가스를 다시 연소시키는 방식입니다. 


랩터와 다른 로켓 엔진들

 먼저 엔진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멀린 엔진은 미국의 스페이스X가 제작하는 로켓 엔진으로, 2006년부터 팰컨 로켓에 사용되며 1A 버전부터 1D 버전까지 개발되었습니다. 1A 버전은 35톤의 추력을 내는 소형 엔진이었지만, 지속적인 성능 개량을 거쳐 현재 사용되는 1D 버전은 84톤의 추력을 내는 중형 엔진이 되었습니다. 198:1에 이르는 압도적인 추력 대 중량비(엔진의 중량과 발생시키는 추력을 비교하는 지표입니다.)가 보여주듯, 무게가 470kg으로 매우 가벼운 엔진이어서 스페이스X의 특기인 재활용에 유리합니다. 또한 많은 발사를 수주하면서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어 엔진 제작비가 100만 달러(12억 원)까지 낮아졌습니다. 특히 최대 10번까지 재사용할수 있어 실제 가격에서는 더 큰 이득을 볼수 있습니다.


 RD-180 엔진은 790.4톤 추력을 냈던 최강의 로켓 엔진인 RD-170 엔진을 제작한 러시아의 NPO 에네르고마쉬가 제작합니다. 이 회사는 구 소련 시절에 '글루시코 설계국'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어 소련 최대의 로켓 엔진 제작처가 되었습니다. RD-180 엔진은 '에네르기아 발사체'에 사용되었던 RD-170 엔진의 노즐을 반으로 줄여 2개만 남긴 형태입니다. RD-180은 미국의 록히드마틴에 수출되어 아틀라스 V 로켓의 메인 엔진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미국이 보유한 어떤 케로신(항공용 등유) 로켓 엔진보다도 추력, 효율, 신뢰성 면에서 뛰어납니다. RD-180 엔진은 산화제 과잉 가스로 터보펌프를 돌린 뒤 연소실로 보내는 '산화제 과잉 다단연소 사이클'을 사용하는 엔진으로, 케로신 연료의 한계를 넘는 311s(초)의 우월한 비추력을 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F-1 엔진은 달에 인간을 보냈던 로켓, 새턴 V에 적용되었던 전설적인 엔진으로 우주로켓의 아버지 베르너 폰 브라운이 개발했습니다. 해면에서 677톤진공에서는 790톤에 이르는 추력을 발생시키는 거대한 엔진으로 미국이 개발한 어떤 엔진보다 강한 힘을 냈던 엔진이었습니다. 케네디 대통령이 잡았던 시한인 1969년까지 사람을 달에 착륙시키기 위해 아폴로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여러 엔진을 묶어서(클러스터링) 썼던 이전의 로켓과는 완전히 다르게 단일 엔진으로 추력을 높이기 위해 개발과 운용이 쉬운 케로신 연료와 '개방식 사이클'을 적용하였습니다. 그 결과 백지에 가까운 상태에서 역사상 최대의 로켓인 새턴 V를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인간을 달에 보내겠다는 목표를 이뤘으며, F-1의 강한 추력을 이용하여 화성까지도 갈수 있는 로켓을 제작하려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비추력이 263s(초), 제작 비용이 3천만 달러(360억 원)이라 비용과 효율 면에서는 크게 떨어졌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랩터 엔진은 스페이스X가 개발하여 '스타십 발사 시스템(SLS)'에 적용하려는 엔진입니다. 이 엔진은 200톤 추력에 350s(초)대 비추력을 내는, 뛰어나다고는 할수 없는 스펙의 엔진이지만 크게 두가지 특징을 이야기할수 있습니다. 


 첫째, 랩터는 액체 메탄을 연료로 사용합니다. 액체 메탄은 케로신보다는 부피가 크지만 연소 효율이 더 높고 완전연소를 해서 재활용에 유리합니다. 또한 화성 탐사를 위해 설계된 스타십 우주선의 목적을 보았을때, 화성에서도 자체 생산이 가능할 것입니다.

 둘째, '전유량 다단연소 사이클'을 사용하는 엔진입니다. 전유량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은 엔진의 터빈을 돌리는데에 산화제와 연료를 전부 뽑아내고, 터빈에서 나온 가스를 다시 연소시키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효율은 크게 높일수 있지만 연소실의 압력이 높아져 폭발할수 있기 때문에 진보된 기술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랩터의 연소실 압력은 270bar로 해저 3km의 압력과 비슷한 수준인데, 이런 엔진을 최초로 상용화한다는 점에서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한편 스페이스X의 경쟁자인 '블루오리진' 역시 재사용을 노리고 액체메탄 방식의 BE-4 엔진을 개발 중입니다. 블루오리진은 아마존닷컴의 CEO로 세계 최대의 갑부가 된 제프 베조스가 세운 우주기업인데, 철저한 비밀주의를 고수하며 개발 내용조차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자세한 성능은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알려진 데이터로는 BE-4 엔진의 추력은 랩터보다 높고, 연소 효율은 조금 떨어지는것으로 추정됩니다. 블루오리진은 2020년 발사를 목표로  지구 저궤도(LEO) 45톤 수송능력의 대형 로켓 '뉴 글렌'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BE-4 엔진은 여기에 적용될뿐 아니라 록히드마틴-보잉에도 판매되어 '벌컨'에도 쓰인다고 합니다.


 RS-25 엔진은 그 유명한 우주왕복선의 메인 엔진입니다. 7~80년대 미국은 우주왕복선을 개발하면서 100톤의 중량을 궤도에 올리면서도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2단(부스터+코어)만으로도 궤도에 오를수 있도록 효율이 높은 액체수소 엔진 기술을 발전시켰습니다. 또한 소련에 비해 뒤져 있던 다단연소 사이클 방식을 연구하여 액체수소 연료에 적합한 '추진제 과잉 다단연소 사이클'을 개발하였습니다. 그렇게 비추력이 최대 452s(초)에 달하는 액체수소 방식의 RS-25 엔진이 제작되었는데, 우주왕복선의 핵심 요소로서 최대 19회까지 재사용되었으며 현재는 이를 개량한 RS-25B 엔진이 NASA의 차세대 초대형 로켓인 SLS 블록 1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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