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 "언니, 예전에 언니랑 인터뷰했을 때 방송국 FD(방송 조연출)를 한다고 했었죠?"

세림: "고랗쵀. 방송국 FD. 방송국에서 온갖 잡일 다 하는 사람."

두리: "얼마전에 FD가 뭘 하는지 다시 찾아봤는데, FD가 방송국에서 하루도 못 쉬고 밤 새면서 일한다고 나오잖아요? 좀 실례기는 한데...세림언니는 어떻게 해서 쉬는 건 다 쉬고, 주말에 저랑 연락까지 다 하고 그럴 수 있나요?"

세림: "고거? 아무래도 내가 운이 좋았던 기가 아닐꼬?"

 

두리: "운이 좋다라면은, 설명 좀 해주실 수 있나요?"

세림: "아, 전에 니허구 인터뷰했을 때 방송국 FD가 인맥, 아니믄 하청업체를 통해서 들어온다고 하지 않았나?"

두리: "맞다, 세림언니는 부모님 아는 분 소개로 방송국에 취업했다고 했었죠."

세림: "잘 기억하는구마잉. 대학 졸업허기 전부터 방송국 일자리를 알라보려고 캈는디, 아부지가 와가지구 방송국 FD 한번 해볼거냐고 묻드마. 아부지 말로는 방송국에 아는 사람이 있는디, 거기 보도국에서 FD로 일할 사람 구한다구 이러던데. 긍디 내는 뉴스보다는 예능이 더 좋았던지라...고민 좀 했었데이."

 

두리: "그러면, 예능으로 갔었겠네요? 근데 예능 FD는 잠도 못자고 그런다던데..."

세림: "취업한 지 좀 있다가. 처음에는 보도 쪽에서 일혔는디 나중에 우리 프로그램 PD가 예능FD 함 해보게 해준대서 단박에 간다고 했었쟤. 긍디 니말대루 겁-나 힘들어서 석달도 못 채우고 그만뒀다. 예산안 짜구, 의자랑 쓰래기통 옮기구, 편집 도와주고, 소품 날라다주구, 필요한 파일 찾아주구, 현장 로캐에 섭외 보조까지...매주 쉬는날이 밥먹는 시간밖에 없다카두 될 정도여! 아무래도 보도국 FD를 제안했건 기두 아부지의 선견지명이었던 걸지루 모르쟤."

두리: "아, 언니도 예능 FD를 해봤었구나. 인터넷에서 FD 일이 엄청 힘들다고 나왔는데 사실이었네요."

세림: "어여. 거 참말로 참교육이였쟤! 다들 FD로 열심히 구르다가 금세 그만둔다는 걸 체감했데이. 월급도 박헌디 잠도 제대루 못자구 그러니..."

 

두리: "그러면 지금은 FD 그만뒀나요? 얼마 전까지도 방송국 다녔잖아요."

세림: "지금은 보도국에서 일혀. 월급 적구 할일도 많구 기래두, 보도국 FD로 일하는기가 그나마 밤샐 일은 적어서 살만하니께."

두리: "근데 보도국이라면은 뉴스나 그런 거 하는 곳이잖아요. 언니는 예능이 더 맞는 거 같은데, 괜찮아요?"

세림: "예능? 매주 유튜브 채널 굴리면서 열심히 하구 있는디 와 못하나?"

두리: "그러면, 세림언니는 어느 정도 여유 갖추면서 할거 하고 사는게 취향인가 봐요 ㅎㅎ" 

 

......

 

P.S. 방송국 FD가 무슨일을 하는지, 상황은 어떤지 조사를 해보느라 좀 늦었습니다. 예상보다 FD로 일하는 환경이 벅차서, 세림의 라이프스타일과의 괴리감이 심했거든요. 아마 이번 에피소드는 실제 방송국 FD들의 경험담을 조사하고, 세림의 모습과 가장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짜본 게 주요 과제였을거에요.

 

P.S.2. 참조한 자료: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190104 / http://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5070400&memberNo=31995560&vType=VERTICAL / http://kin.naver.com/qna/detail.nhn?d1id=3&dirId=30104&docId=264542254&qb=67Cp7Iah6rWtIEZE&enc=utf8&section=kin&rank=2&search_sort=0&spq=0 / https://www.facebook.com/301525299973709/photos/a.301531693306403.1073741828.301525299973709/301531853306387/?type=3&theater / 얘내들 이외에도 여러가지를 더 참조했습니다.

 

P.S.3. 얼마 전까지 나무라이브에 머무르던 영상편집 쪽 업계의 모 유저님께 경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