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신앙인들은 자살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지옥에 간다는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이다.

자살하면 지옥에 간다는 근거가 어디서 나왔을까?

자명하게도 성경이다.

구체적으로 성경의 어느 본문에서 자살하면 지옥에 간다는 교리를 근거하는 걸까?


개역개정

행1:18. (이 사람이 불의의 삯으로 밭을 사고 후에 몸이 곤두박질하여 배가 터져 창자가 다 흘러 나온지라

1:19. 이 일이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알리어져 그들의 말로는 그 밭을 아겔다마라 하니 이는 피밭이라는 뜻이라) 


가룟 유다의 최후를 담은 신앙인들에게 익숙한 장면이다.

여기서 아겔다마=피밭의 의미를 헬라어 원문으로 연구하여 결국 아겔다마의 숨은 의미가 곧 하계, 지옥을 말한다는 의견이 있다.

따라서 유다처럼 자살하면 지옥에 가는 것이다.


이처럼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공부하면 없는 뜻도 만들어서 의미부여가 가능하다.

유다의 최후에 대한 서술이 왜 나왔는지, 전후문맥을 살펴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없는 의미를 만들어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개역개정

행1:16. 형제들아 성령이 다윗의 입을 통하여 예수 잡는 자들의 길잡이가 된 유다를 가리켜 미리 말씀하신 성경이 응하였으니 마땅하도다


예수의 행적들이 전에 성경(현재의 구약)이 응한대로 된 것이라는 서술은 여러 복음서가 공유한 기록 방식이다.

이처럼 유다의 최후도 성경이 응한 것이라는 기록 방식으로 설명했다.


개역개정

행1:20. 시편에 기록하였으되 그의 거처를 황폐하게 하시며 거기 거하는 자가 없게 하소서 하였고 또 일렀으되 그의 직분을 타인이 취하게 하소서 하였도다


저자는 그 나름대로 예수의 행적을 암시한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면서 성경(구약)이 예수뿐만아니라 유다에 관한 것도 암시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유다는 성경이 암시한대로 스승을 팔고 그는 망했으며, 그의 자리를 대신할 새로운 사도를 '성경이 응한대로' 뽑게 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따라서 저자는 '사람이 자살하면 지옥간다'는 주장보다 '성경이 응한대로, 여러 사건들이 예수부터 이어져왔고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더 주장하고 싶어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교리라는 것들이 중세시대부터 오랜 역사와 정통을 가지고 피땀흘려 많은 수고로 만들어진 것 같아보이지만, 실상은 그렇게 대단하지 않다.

그저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뜻이 맞지 않는 사람들을 이단이라는 단어로 떨쳐내고 그들만의 진리를 세운 것일 뿐이다.

우리는 깊고 대단한 척, 세련된 척 보이지만 사실은 이끼가 잔뜩 낀 우물에서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