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한국 교회는 다니엘을 실존 인물이라 여기고 그러한 시각에 따른 설교와 논문들을 내놓는다.

그러나 다니엘의 실존에 대해 의문을 가져볼 만도 하다.


다니엘 본인이 다니엘서를 기록했다고 보기에는 서술된 문법과 언어가 기원전 6세기보다는 기원전 2세기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위의 주장에 대한 근거는 글쓴이의 부족한 학식 탓에 아직 없다.


글쓴이가 가진 학식 안에서 근거를 가지고 주장할 수 있는 부분은 '뿔'로 표현되고 비유된 그리스 왕조들에 대한 묵시 기록이다.

다니엘은 프톨레마이우스 왕조와 셀루오쿠스 왕조를 가리켜 예언하고 훗날의 로마 제국까지 예언해냈다.

다니엘이 실존 인물이고 그가 살던 시대, 기원전 6세기 경에 써낸 것이라면 실로 위대한 묵시다.

그러나 다른 가능성도 제기되는 것은 마치, 묵시로 예언한 시대를 살아낸 것처럼 생생히 기록한 점이 곧 기원전 2세기를 살면서 마치 6세기에서 묵시로 본 듯이 기록했다는 가능성이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그러한 가능성에 대한 근거는 이미 말했듯이 다니엘서의 기록 그 자체에 있다. 완벽하게 들어맞는 묵시 기록들이 그 가능성을 말해준다.

특히 11장에서 남국과 북국으로 등장한 셀류코스 왕조와 프톨레미 왕조에 대한 예언이 그렇다.

여기서 다니엘서의 결정적 실수가 있다.  


단 11:14 "그 동안 남국 왕에게 반기를 드는 세력이 많아질 것이다. 너의 겨레 가운데서도 극렬 분자들은 하늘이 보여주신 대로 되는 줄 알고 들고일어나겠지만 모두 실패할 것이다." (공동번역)


14절 이전의 서술대로 프톨레미 왕조와 셀류코스 왕조는 영토를 둔 전쟁을 치르던 중이었다. 그러나 다니엘서 대로라면 그 가운데 일어나는 모든 봉기가 실패해야 한다. 하지만 167년 경에 일어난 마카비 혁명은 성공했고 로마 제국까지 하스모니아 왕조가 이어졌다.

이는 다니엘이 실존 인물이고 실제 하나님의 묵시를 통한 것이라면 있어서는 안 될 실수다.

다니엘이라는 현인을 빌려 2세기 후대의 사람들이 서술했을 때 충분히 있을 법 한 미래 예측의 실패다.

이런 실수를 실수로 보지 않으려는 학자들의 의견은 '여기서 말한 봉기는 로마 제국에 대한 봉기이고 그런 봉기들은 모두 실패했으므로 틀린 예언이 아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예언이 말하는 대상과 사건을 어떻게든 들어맞는 사건과 대상으로 옮겨버리면 성경의 모든 내용을 비롯한 다른 영역의 학문들까지 모든 논리가 다 들어맞는 경우 뿐일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믿기 쉽게 정의된 정통에 대해 다시 물음을 던져봐야 한다.

그리고 기존에 믿어온 상식과 새롭게 도출된 결과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