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범성애자라서 그런 건지, 러버라서 그런 건지, 게이의 대 다수가 여성스럽거나 레즈의 대 다수가 남성스러워도 그게 뭐가 어쨌냐는 식으로 말씀하시는데 정말 본인이 그런 거 신경 안 쓰신다면 제가 제시해 본 동성애자랑 연애해 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동성애자들 사이에서도 일부 여성성이 있는 게이나, 남성성이 있는 레즈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렇게 극단적인 경우까지 좋아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 겁니다. 괜히 그런 게이나 레즈는 인기가 없다는 게 성소수자 사이에서 통상적으로 나돌고 있는 것이 아니죠. 그래도 그들이 좋으시다면 S8님은 단순한 동성애자가 아닌 범성애자 내지는 러버일 겁니다.

 

저도 그들의 취향을 존중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저 역시 제 성별과 반대되는 성향이 어느 정도 있으니까요. 단지, 그들을 사랑할 수 있을만큼 성적 매력을 느낄 수 있을 정도냐는 것이죠. 제 취미나 성향이 여성/남성스러워도 결국 연애는 저보다 더 남성스러운 게이나 여성스러운 레즈랑 하고 싶다는 겁니다. 이건, 남성성/여성성의 기준이 뭐냐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똑같을 겁니다. 그들도 결국 연애는 좀 더 남성스러운 남자나 여성스러운 여자랑 연애를 하고 싶겠죠.

 

네, 알아요. 욕심 많고 뻔뻔하다는 거. "자기는 여성스런 게이나, 남성스런 레즈를 좋아할 수 없으면서 똑같이 그러한 너를 좋아해 줄 사람이 찾아오길 바라냐"는 심보라는 거. 하지만 제 이상형이 그런 걸요. 사랑은 본능이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그들의 성향을 이해해 줘도 그들을 사랑하기까지 할 수 있는 건가는 개별적인 문제라는 겁니다.

 

제가 왜 이렇게까지 글을 쓰는 이유는, 결국 게이의 여성성과 레즈의 남성성이 큰 논쟁거리가 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심했을 때 게이는 죄 다 여성스러운 인간들만 나오고 레즈도 죄 다 남성스러운 인간들만 나오니까 결국 제가 좋아하는 이상형은 현실에서 찾아볼 수 없는, 찾아봐도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 아닌가 하는 허황된 꿈이 아닌가 하는(물론 진짜 일틱한 동성애자들이 나를 좋아할 수 있는가는 둘째 치고) 반 좌절된 심정으로 논쟁을 나눴던 것이죠.

 

지금은 모두의 도움 덕에 유튜브 등, 미디어에 나오는 성소수자들은 왜곡되어 있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됐지만, S8님, 본인이 그런 것이 신경이 안 쓰인다고 남들까지 그게 대수가 아니라는 생각은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성소수자들마다 게이의 여성성이나 레즈의 남성성이 얼마나 신경 쓰이는지는 제각각 다를 수도 있는 거니까요. 아예 그런 성향을 가진 애들을 죄인 취급하며 차별하는 사람까지 있는 반면(물론 그건 말도 안되는 행위지만) 그런 것이 신경이 안 쓰이다 못해 아예 성적 매력으로까지 느낄 수 있는 사람까지 있는 법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전 그들의 여성성/남성성을 존중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단지, 그들에게는 연애감정을 못 느낄 뿐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그래도 사람은 역시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정말 게이의 대다수가 여성스럽고 레즈의 대다수가 남성스럽다는 결론이 나와도 그걸 숨기고 일틱처럼 꾸며서 거짓된 매력으로 속이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저의 반대되는 성별의 성향을 지녀도 그걸 숨길 생각은 없습니다. 그저, 그런 저를 좋아해 줄 수 있는 진실된 사람과 만나고 싶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