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퀴어퍼레이드는 사실 성인만 이용할 수 있는 매체나 (일반적으로 외설적이라고 판단될 수 있는) 부적절한 복장을 한 참가자와 일반 참가자가 구별없이 섞여있는 경향이 없잖아 있었지. 그리고 팔리는 물건 중에는 도서출판인가를 받지 않은 물건도 여럿 있었고. 웹툰 갤러리와 동인계 간에 벌어지는 싸움을 보면 알겠지만 자칫하면 이런 걸로 꼬리 잡혀서 행사 자체가 파토가 날 수도 있어. 

 

그러니, 다음엔 미성년/성년 섹터를 확실히 나누고, 퍼레이드에서 내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소지가 있는 컨텐츠는 싹 쳐내야 할 필요가 있어. 

 

사실 동아시아 사회에서 자라온 나로써는 사실 현행 퀴어퍼레이드의 선정성이 그렇게 유쾌하게 보이지만은 않아. 충격요법이란 방법론도 생각보다 효과적인 것 같지 않고. 1960년대 샌프란시스코에서 쓰던 방법을 2016년 서울에서 쓰기엔 아다리가 좀 안 맞는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래. 

 

뭐 이런 시선이 이성애자 주류의 사회에 물든 결과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겠지만서도. 

 

청소년이 더 이상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으로 혼자 고민하는 일이 없도록, 아이들에게 세상에는 이성애자만 있는 것이 아님을 가르칠 수 있도록, 부모가 자신의 자식이 퀴어일 수 있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포비아들이 자신이 혐오하는 대상이 인간임을 스스로 깨닫게 할 수 있도록. 퀴어퍼레이드는 좀 더 대중친화적이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