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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는 남자고 25살. 내추럴 본 아싸임. 말주변 없고 혼자 있는거 좋아하고 스포츠 싫어하고...

키는 안 작은데 생긴건 거의 계집애같다는 말을 많이들음.

즉 이성에게도 동성에게도 인기 없을 타입이다.

 

반면에 걔는 중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인데 말 수가 없는건 나랑 비슷하지만 학창시절때부터 운동을 잘해서 반에서 인기가 많았음

공부도 아주 잘해서 명문대 다니고 있고 키도 187인가 그런데다 얼굴도 잘생겨서 여자애들한테도 인기가 많고.

 

내가 왜 이렇게 프로필을 쓸데없이 길게도 써놨냐면, 도무지 나와 공통분모를 찾을 수 없는 애랑 친하게 지내온것도 생각해보면 희한한 일인데

여자애들한테 그렇게 인기많은 애가, 게이라고 도저히 생각하기 힘든 애가 갑자기 고백을 해와서 무척 당황스럽다는걸 말하고 싶은거야.

 

걔가 여자애랑 몇번인가 사귀기도 했거든?

그래서 언제부터 날 좋아했었냐고 물어봤어.

자기 본심을 감추고 여자애들을 기만한건가 싶어서. 또 유독 겉도는 날 챙겨줬던게 처음부터 좋아해서 그랬는지 해서.

근데 그건 아니고 고2 때부터 내가 좋아지기 시작했대

본인부터가 자신이 성적지향을 확실히 모르는것 같더라.

워낙 시종 진지한 애라서 장난 안치는 애고 말하면서도 용기를 내서 겨우 말하는것 같은데

하여튼 난 한동안 멍해있다가 시간 좀 달라하고 집으로 왔어.

 

집에 오긴 왔는데 자나깨나 그 생각 뿐이고 미칠것 같아.

이걸 다른 친구들한테 얘기할순 없잖아. 그러면 완전 걔 신상을 까발리는게 되는데.

생각하다 못해서 그냥 고백을 받아들일까? 그런 생각마저 해봤다.

날 좋아한게 고2때부터 라고 하면 최소 7년인데 그동안 말못하고 속으로 앓아왔다는게 안쓰럽기도하고.

근데 난 이성애자니까 걔를 우정으로만 생각하는데 고백을 받아들이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그저 동정심이 되는거잖아?

그니까 거절해야하는데 걔가 최대한 상처받지 않도록 완곡하게 거절할수 있는 방법 뭐 없을까? 

아무일도 없었던것처럼 돌아갈 순 없겠지만 그렇다고 걔를 멀리하고 싶진 않아.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글이 두서가 없네. 미안해.

그래도 진심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니까 상식적인 답변 좀 부탁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