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BT+ 채널

라멘먹고싶다.

 

너무 진해서 목구멍에 늘러붙는것같은 돼지육수.

그 위에 잔뜩 떠있는 라드.

적당하게 삶아진 면.

부드러운 계란 반숙.

쫄깃하고 두터운 차슈.

푸짐하고 아삭한 숙주.

거기에 사이드로 고슬한 흰 쌀밥에 불고기를 올린 규동 한그릇.

따뜻하게 데워진 사케 한잔.

 

다 먹고나서 가게 문 밖으로 나왔을때, 라멘과 사케의 온기가 입가와 볼과 목에 남아있는데,

바깥 공기가 차가워서 숨을 들이마실 때 그 온도대비로 느껴지는 간지러움이 좋다.

비가 한껏 내려서 물비린내가 나는것도 좋다.

숨쉴때마다 속에서 올라오는 기름 냄새와 섞여서 꾸덕하게 늘러붙으니까.

깊은 밤이어서 깜깜한 거리, 내가 나온 라멘집의 간판만 은은하게 빛나는게 좋다.

가게 입구에 붉은 등 하나 걸려있다면 최고겠지.

그 광경이 너무 보기 좋아서,

차마 그 거리를 등지고 빠져나가지못해 뒷걸음질로 걸어나가는 것이 좋다.

 

 

히히. 난 섹스같은것보다 이런게 더 좋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