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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어릴적부터 사람은 당연히 연애하고 결혼하는 거라고 배워서 그렇게 알고 있었고

중학생 정도까지만 해도 별로 위화감 없이 그냥 내 스스로도 '(연애적인) 사랑은 지금은 아직 나한테는 이른가보다' '커서는 이성이랑 연애결혼하겠지'하고 생각했었음

심지어 지금까지도 가끔, 아주 가끔 '(유사)연애하고 있는 자신'을 상상하기도 함. 평소에 연애하고 싶은건 절대로 아닌데 아주 가끔 튀어나오는 망상이랄까?

 

그러다가 몇 년 전에 깨달았는데, 나는 '누군가와 연애하고 싶'은게 아니라 '연애라는 상황 자체를 동경하는' 거였더라. 그야 가까운,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한다는 것 자체는 좋은거고. 무엇보다 주변에 연애하는 사람들, 누군가를 낭만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 보면 굉장히 달콤하고 행복해 보이잖아.

그 상황이나 결과가 부러웠을 뿐이고 '저 사람을 사랑'하는게 아니라 '누군가와 깊은 사랑을 누리는 행복한 나'를 상상하고 싶었던 것 같음. 연애의 부정적인 면을 고려하거나 상상한 적도 거의 없고.

 

그런 생각하면 자기혐오도 약간 들고 '다른 사람들처럼 별 생각 없었으면 편했을까' 싶기도 하지만 뭐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인건 어쩔 수 없고...

홀로 꿋꿋하게 살아야지. 플라토닉한 파트너가 있으면 더 좋았겠지만.

오늘 집에 갈 때 케익 한 조각 사가야지. 연애보다도 달달한 걸로. 크림이나 과일도 좋지만 초콜릿 케익이 더 땡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