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은 만리허가 전작의 실패에서 얻은 경험을 디딤돌 삼아 1896년에 만든 자동권총임.


외형만 보면 마우저의 C96권총과 비슷하고,심지어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기까지 했지만 그렇다고 이 권총이 C96을 베끼거나 한 건 절대 아니고,오히려 C96보다 나은 점도 존재함.


당장 이 총(의 후기형)은 C96에는 없는 탈착식 탄창까지 가지고 있는데,조금 특이하게도 일반적인 탄창과는 다르게 멈치를 누른다고 바로 특 떨어지는게 아니라 탄창을 탄창삽입구쪽으로 살짝 눌러준 후 멈치를 빼야 함.


아마도 탈착식 탄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던 시절이라 신속한 탄창교환보다는 탄창이 쥐도새도 모르게 빠져버리는 걸 더 두려워해서 그랬겠지만,어찌 되었건 이 부분만큼은 확실히 C96보다는 낫다고 볼 수 있겠음.



게다가 이 총은 특이하게도 해머가 내장되어 있으면서도 총기 측면에 이를 조작할 수 있는 레버가 달려있는데,덕분에 총을 쏠때마다 맥심 기관총마냥 레버가 왔다갔다 하긴 하지만 대신에 C96처럼 해머에 손을 씹히는 일은 없는 나름의 장점이 있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함.



심지어 이 총은 제대로 된 폐쇄기구가 달린 총임에도 불구하고 구조도 간단한 편인데,물론 C96도 구조가 그렇게까지 복잡한 편은 아니지만 이 총은 그보다도 더 간단하다는 점에서 탄창에서와 마찬가지로 C96에 비해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음.

이건 비교용으로 올리는 C96의 단면


다만 이렇게 장점이 많은 총임에도 불구하고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닌데,가장 대표적인 부분이 바로 폐쇄기구 쪽의 설계임.


만리허 1896은 폐쇄기구는 대체로 C96과 유사한 구조인데,결정적인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총기가 격발되면 노리쇠와 총열을 결합시켜주는 로킹 블록 -(1)번- 을 프레임의 폐쇄돌기 -(2)번- 가 물리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막아주는 방식으로 페쇄가 이루어진다는 거임.


이게 왜 문제가 되느냐 하면,1번 부품은  총열 뭉치에 위치하는 반면 2번 부품은  -총열 뭉치가 레일로 맞물리는- 프레임에 위치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에는 격발하다가 총열 뭉치와 프레임이 분리되는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음.


물론 프레임의 레일은 대체로 매우 단단한 편이고,비교를 위해 예시로 든 C96조차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실제로도 만리허 모델 1896이 사용하는 탄이 마우저 C96이 사용하는 탄보다 약한 탄이라는 걸 감안하면 어쩌면 이게 이 총이 C96에 비해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가 될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레 추측해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