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쓰고자 하는 본편은 여기였는데,

'썰'들이기 때문에 사실이 아닐 수 있는, 그럴듯한 이야기들입니다.

재밌게 봐주세용


1.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

 
막대기 하나에 뱀 한 마리가 휘감고 있는, 의학의 상징으로 쓰이는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입니다.
아스클레피오스는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의술의 신으로 등장하지요. 죽은 자도 살리는 의술을 가졌다고 합니다.
이 지팡이에 있는 뱀이 사실은 메디나충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일단 둘이 생긴게 길쭉하니 비슷하죠.
막대기에 메디나충을 감아서 뽑아올리는 치료법이, 의학을 상징하는 로고가 된 셈이죠.
나름대로 그럴듯한게, 이 치료법은 몇 천 년동안 대체되지 않은 고ㅡ대 의술이랍니다.
이집트 파피루스에도 기록된, 최소한 3500년 묵은 치료법이죠.


1-1 헤르메스의 지팡이(카우세우스 지팡이)

 "치유의 물결, 가동"
가끔 의술과 관련된 로고 중에 막대기 하나에 두 마리의 뱀이 감겨있는 로고도 있습니다. '헤르메스의 지팡이'입니다.
헤르메스의 지팡이를 의술의 상징으로 사용하는 건 엄밀히 따지자면 틀렸다는게 정론입니다.
근데 굳이 둘 중 어느 것이 진짜 의학의 상징이냐 따질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오랫동안 둘을 혼동해서 써왔기 때문에.....(애초에 신화라는게 이곳저곳에서 짬뽕된 이야기이기도 하고)
미 육군 의무병과 마크에도 카두세우스 지팡이가 있습니다. 안바꾸더라고요.


2. 성경에 등장한 '불뱀'
구약성경 민수기에 보면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불뱀을 내렸고, 백성들이 고통을 호소하자 모세로 하여금 놋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두었더니 불뱀에게 물린 사람들은 그 놋뱀을 쳐다보면 나았다
.....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불뱀이 메디나충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메디나충은 이집트, 중동 지역에 매우 흔한 기생충이었고 실제로 그 증상이 피부에서 '불타는 듯한' 통증이죠.
장대 운운 한 것도 역시 메디나충을 막대기에 감아 꺼내는 치료법에서 따온 것이겠지요.


3. 멸종위기???
역사와 신화에도 흔적을 남길만큼, 그리고 한 번 보면 절대 못 잊을 강렬한 인상의 메디나충은 현재는 완전박멸에 근접해있(었)습니다.
19세기엔 350만명에 달하는 감염자 수를 보유하던 메디나충은
2013년에는 감염자 500명, 2015년에는 22명으로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이대로면 천연두처럼 인간의 역사에서 사라지는 두 번째 질병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메디나충의 숙주가 인간밖에 없다는 것과, 예방이 쉽다는 점 덕분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문제는, 원래 인간만이 종숙주였는데, 메디나충이 개를 종숙주로 삼는 사례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렇게 기생충의 숙주가 여럿이 되면 박멸이 힘들어집니다.
과연 인간은 메디나충과의 전쟁에서 완전 승리를 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진화를 통해 새로운 종숙주를 얻은 메디나충이 살아남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