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채널 (비)

요즘 들어 이 채널 정체성이 도대체 무엇이냐, 하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그리고 전 그 이야기에 대해서 상당부분 진지한 고민을 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며칠 간 사챈과 정사챈을 계속 번갈아 관찰하면서 느낀 개인적인 결론은 이겁니다.


어차피, 사챈이든 정사챈이든 겪고 있는 문제의 종류는 비슷합니다.(욕설이라던지 세력몰이라던지...각종 상식선을 벗어나는 게시물이라던지...) 중요한 건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의 차이입니다. 사회 채널은 운영진의 직접적이고 강력한 기술적 제한을 통해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고, 정사챈은 '기본상식선'을 지키는 상태에서 이용자들의 자정작용에서 문제의 해법을 찾는 것입니다.


즉, 정사채널의 정체성은 채널 이용자들의 자정작용 및 담론의 형성이 이용자들 자신의 생각과 책임의식 하에 이루어진다는 것으로 저는 보고 있는 겁니다. 가능성의 여부의 논쟁은 제쳐두고 말이지요...제가 여기 부국장에 착임해서 지금까지 여러분에 대한 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간단히 비유한다면 '국가'가 사회를 통제하느냐, 혹은 '국민' 개개인의 양심에 사회의 흐름을 맡기느냐의 차이입니다. 오해가 있을지도 몰라 미리 말해 두지만, 제가 이야기 하는 이 차이는 어느 쪽이 옳고 그른지, 어느 쪽이 다른 쪽에 대하여 우위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물론, 어떤 분들에겐 사챈의 운영진에게서 떨어져나온 엑소더스 그룹이 정체성일지도 모르고, 또 어떤 분들에겐 마음껏 욕설과 혐오표현을 서로 퍼부어도 눈치 볼일이 없는 해적항과 같은 자유로운 곳이란 것이 정체성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곳이 정치-사회 채널이고 만약 정치와 사회 문제에 대한 담론을 주고 받는 것이 이곳 채널의 순기능이라면, 그런 부분들이 언제까지고 이곳의 정체성이 될 수는 없는 걸지도 모른다고 전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든 분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신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저와 생각이 다른 분들은 얼마든지 있으실 테고, 그 분들에게는 그 분들만의 의견이 있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본 채널의 '정체성'에 대한 이용자 분들의 많은 토론과 의견 개진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