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난 그게 너무 미화된 표현이라고 생각해서. 물론 사회 변혁의 필요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목적을 추구한다는 미명 하에 너무 많은 불필요한 피가 흐른 것도 사실임. 근데 혁명, 진보는 좌익적 가치인데 그쪽의 최중요 가치 중 하나가 개인이잖아. 수단화할 수 없고 오로지 목적으로서만 존재하는 존엄한 개인들. 그런데 프랑스 혁명을 순전하고 칭송해 마땅한 혁명의 모범으로만 포장하고싶어하는 일부 사람들(주로, 혁명과 계급론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못하는 낭만적인 좌파들)은 일부러 그러기라도 하는 것처럼 혁명 과정에서의 참극에는 눈도 감고 귀도 닫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더라고. 난 그건 잘못이라고 생각함.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역사학계에선 프랑스 혁명이 바로 그 '잠재된 역동성을 왜곡시킨' 사건으로 보는 견해도 있음. 민중들을 교묘하게 선동한 부르주아들 때문에.
물론 이 때 부르주아는 흔히 노동자에 대비되는 개념으로의 자본가를 말하는 게 아니라, 당대적 맥락에서 보통의 평민보다는 부와 권력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세습되는 혈통적 지위는 없었던 중간층을 가리키는 거임.

아차 근데 내가 핀트를 잘못 짚었나? 나도 모르게 프랑스 혁명 얘긴줄 ㅈㅅㅈ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