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 적에 꽤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다.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유복했다. 딱 그 정도였다.


설날이 되면 나의 수중에는 50만 원이 생길 정도였다.

나는 그때 뭔가, 딱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돈이란 게, 이렇게 쉽게 벌려도 되는 건가?

나의 취미는 독서였다.

판타지보다는, 현실적인 세계관에서 일어나는 평범한 한 인물의 드라마가 더 좋았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이 돈을 위해 무슨 짓까지 벌인지는 너무 잘 알았다.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았다.


그런 사람들의 노력을 보니. 아무 이유도, 노력도 없이 수중에 생긴 내 50만 원이 너무 부끄러웠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은 피땀 흘려가며 겨우 버는 50만 원. 그리고 그런 돈을 그냥 받은 내가 너무 한심해서였을까.


그래서 그냥 부모님께 드렸다. 그냥. 아무런 강요도 없었고, 나중에 돌려달란 말도 없이 그냥 드렸다. 기분이 후련했다.


지금은, 그 돈이 아쉽기는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