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같이 시골인 우리마을을 돌아다니던 때였다.

어느 날, 우연히 언덕 위에서 별을 보는 노인을 보게되었다.

나무에 걸터앉은 채로, 그저 가만히 별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노인은 다음날도, 그 다음 날도, 매일 같이 별을 보고 있었다.


"저 노인이 밤하늘을 본지 얼마나 되었나요?"

"음...아! 저 할아방탱이 마누라가 죽고 나서였수다."

"그러면 왜 매일 밤하늘을 보는지는 아시나요?"

"그건 잘 모르겠수다."


주위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렇게 말했다.

그렇게 매일같이 밤산책을 하며 노인을 본 나는,

노인이 있는 언덕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매일같이 묻고 싶었던 것을 물어보았다


"당신은 왜 항상 밤하늘을 보고 계시는 건가요?"


나도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매일같이보니 친근감이 들어서 였을까.

노인은 나를 힐끔 보더니, 옆에 앉으라는 손짓을 했다.

나는 노인의 옆에 앉아 같이 밤하늘을 보았다.

한참을 보았을까, 노인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뭐가 보이는가?"


나는 있는 그대로를 답했다.


"...별이 보입니다."


그리고 노인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내가 왜 밤하늘을 보고 있는지 알겠는고?"

"...아뇨, 잘 모르겠습니다."

"난 말이지, 별을 찾고 있다네."

"..별은 저기 많지 않습니까?"

"우리 할멈이 별이 됬거든, 그래서 우리 할멈 무슨 별 됐나~ 하고, 매일 같이 찾아본다네."


노인은 약간 들뜬 듯한 목소리였다.


"..그래서, 아내분은 찾으셨습니까?"

"아직, 아직도 찾는 중이지."


노인은 별을 보다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껄껄 웃으며 말했다 


"별이 워낙 많아야지, 너무 많아서 잘 보이지도 않는다네."

"..그럼, 계속 찾으시는 이유가 있습니까?"

"..그냥, 그냥 언젠가 할멈을 한 번 보면 내 평생 소원이 없을 것 같아서 말이야."


노인은 다시 머리를 하늘 위로 올리며 말했다.


"우연이라도 좋으니, 한 번만 더."

"....."


그렇개 나는 밤새도록 노인과 별을 보았다.

그리고, 어느세 별이 보이지 않을 아침이 되자, 노인은 더 이상 이 세상에 없었다.


"....빨리도 보러 가셨네."


그리고, 노인을 떠나보내고, 다시 돌아온 그 자리에는 노인처럼 별을 보는 도라지꽃 하나가 피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