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언제나 교수의 지랄이었다.
"래현군, 지구학과가 비주류학과인 이유를 알고있나?"
"자연계인데도 인문계처럼 소설이나 써재껴서 아닙니까?"
"그렇다네. 우리는 언제나 가설과 추측만을 내놓는다네. 그러니, 마지막으로 지구에 가서 소설이 아닌 보고서를 써보자꾸나."
"드디어 노망이 나신거죠?"
그렇게 교수의 지랄을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린 나는 구형 기갑과 왕복용 캡슐, 갖갖이 탐사장비 그리고 몇달치 식량과 함께 지구에 내려와버렸다.
처음에는 굉장히 순조로웠다.
'이거 잘만하면... 2급 시민이 될 수 있을지도....'
방사능은 몇 세기가 지나 자정작용에 의해 거의 씻겨나갔고 52번 방주에서 제조된 '인간'들은 모두 급격한 온도변화, 병균, 굶주림, 외상, 방사능 등에 대한 어느정도의 내성이 있었으니까.
그러나 문제는 탐사 3개월째에서 발생했다. 망할 교수새끼가 진짜로 치매에 걸려버린 것이었다. 교수의 나이는 향년 72세, 슬슬 치매에 걸릴 나이기도 하였으나 빠른 감이 있었다.
하여튼, '어린이'라는 예측 불가의 변수가 되어버린 교수는 캠프 여러곳을 쏘다니기 시작. 내가 막아보려 해도,
"이상한 아저씨가 막 괴롭혀!!!"
하며, 내 배에 주먹을 박아넣고는 도주해버렸다. 결국 교수는 고압 전선에 감전되어서 노릇노릇하게 익어버렸고, 하필이면 그 전선이 왕복용 캡슐 내부에 있던 전선인지라.
"좆됐네."
그대로 고립되어버렸다. 아직도 배에 남아있는 푸르딩딩한 멍을 매만지며, 나는 나지막히 읇조렸다.
"이럴줄 알았으면... 내가 먼저 죽였지...."
대학원생 11년차, 졸업을 시켜줄 교수가 죽어버렸다.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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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가서 답사보고서를 써오라고요? 미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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