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도 회색빛 콘크리트 벽의 쾌쾌한 풍경이다.

나는 오늘도 마스크를 쓰고 밖에 나갈 준비를 했다. 이 마스크는 독을 해독해주는 가스가 나온다고 엄마가 말해주셨다.

엄마는 늘 말씀하셨다.

"밖에는 위험한게 공기중에 퍼져 있으니 꼭 마스크를 써야 해"

"그렇지 않으면 폐가 녹아 버릴거란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때 얼마나 무서웠는지  악몽을 꿀 정도였다.

우리는 안전한 커다란 돔 형태의 콘크리트 보호막이 둘러쌓여 있는 마을에 살고 있다.

바깥세상은 이미 더 심한 유독가스에 차있어 인간이 버티지 못한다고 한다.

돔 속의 생활도 꽤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바깥의 삶과 비교할 수 없었다.


원래 나는 여기 살지 않았다.
나는 바깥세상, 근처에 있는 산에 살고 있었다.

가족은 나와 엄마, 그리고 동생이였고 밭에서 기른 작물을 팔며 소소하게 살았다.

먹을게 있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으니
누구보다 행복한 삶이였다.



평소와 같은 어느날

"다녀올께 집을 잘 지키고 있어야 한다?" 엄마가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셨다.
동생은 이미 시장에서 어떤 과자를 살까 고민하고 있는것만 같았다.

"다녀오세요!" 난 말했다.

동생과 엄마는 시장에 갔고

나는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음악소리를 들으며 노곤한 아침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나왔다.
(영어라 잘 알아듣진 못하지만 예전에 사촌오빠가 내게 번역을 해준적이 있다.)

그것도 잠시

갑자기 라디오에서 이상한 방송이 흘러나왔다.



"모두들 진정하십시오."


"정부에서 지정한 비상 대피 장소에 가시기 바랍니다."


"절대 처음보는 생물과 접촉해서도 안됩니다. 발견시 그 자리를 즉시 떠나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말하겠습니다."


"처음 보는 생물과 절대 접촉하지 마십시오"


그 후 엄청난 귀가 찢어질 듯한 크고 괴상한 굉음이 들려왔다.







엄마는 늘 말이 없으시다.

원래는 말이 많으신 분이였다.

하지만 이 돔 속에 들어온 후..
그러니까 내 어린 동생이 죽은 후 말이 없어지셨다.

동생을 잃은 슬픔일까
자유를 잃은 슬픔일까

어린 나로서는 알 수 없다.

처음엔 나도 엄마의 기운을 차려드리려고 노력했었다.

엄마를 그리거나 엄마에게 제일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주며 마음을 풀어주려 했지만, 그럴때 마다 엄마는 눈물을 흘리셨다.

내가 하는 행동은 엄마를 슬프게 하는구나 생각한 그 이후 부턴 엄마에게 그런짓은 하지 않는다.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지 못할거 같다.

"엄마 저 나갔다 올게요"

"그래. 하지만 조심하렴 인간들은 위험하단다" 엄마가 다정하게 말했다.



(3편 정도면 끝날듯함. 암튼 이런 글 봐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