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는 저환율 정책으로 920원까지 환율을 떨어뜨리며 당시 외환보유고를 많이 쌓았다. 쉽게 설명하면 920원을 주면 1달러를 살 수 있는데 환율이 1000원일 때 1달러를 사면 얼마가 더 손해일까? 9200원을 주면 10달러를 살 수 있는 거를 환율이 1000원이면 800원을 더 내야하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고환율일 때보다 외환을 많이 쌓아둘 수 있었던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고환율 정책을 펴기 시작하는데, "저환율이면 외환을 많이 쌓아둘 수 있는데 왜 환율을 올려?"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저환율이면 수출할 때는 역으로 최악이다. 내가 환율이 1000원일 때면 미국에서 우리나라 물건을 살 때 우리나라에 10달러를 주면 그게 우리나라 돈으로 10000원이 되는 것이지만 환율이 920원일 때면 우리나라 돈으로는 9200원 밖에 안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때 경제성장률이 계속 떨어졌던 이유가 경제불황도 있었지만 저환율 정책으로 똑같은 돈이 들어와도 우리나라 돈으로는 쌓이는 것이 별로 없어서 그런 거임.

참 쉽지? 아무튼 저환율과 고환율 모두 장단점이 존재해.

이런 연유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고 OECD 국가들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찍을 때도 우리나라는 고환율 정책으로 인해 플러스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거야.

고환율 정책은 일단 단기적으로 효과를 뽑기가 좋아 지금은 상상도 못하겠지만 2010년에는 우리나라가 지금 중국도 못 하는 성장률 6%를 해냈었음.

그렇지 환율이 높아졌으니까 갑자기 들어오는 돈이 많아진 거지 해외에서는 같은 돈을 주고 우리나라 물건을 사도 우리나라로서는 받는 돈이 더 많아진 거지. 받아서 우리나라의 원자재를 많이 사들여서 제품을 가공해서 더 많은 양의 물건을 팔면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지. 경제성장률은 생산량으로 승부하는 거니깐.

그런데 수입할 때가 문제였음. 걔네들이 달러로 매긴 값은 안 바꼈는데 우리나라 돈으로는 많이 내야하는 상황이 벌어진 거지.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물가도 올라서 내수경제에는 악영향으로 돌아왔음.

정부에서는 낙수효과를 기대했지만 낙수효과는 생각 외로 미미해서 서민들은 이러나저러나 살기 힘든 세상이었음. 지표상으로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높아졌었는데 왜 그 때 우리 엄마 아빠는 맨날 살기 힘들다는 건 여전했을까 아마 궁금했을 거야.

경제성장률이라는 건 그 나라에 돈이 얼마나 많으냐가 아니고 그 나라가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느냐를 따지는 거임. 그러니까 아빠 월급이 오르면 우리 집의 경제성장률은 올라가지만 똑같이 내 학비가 오르면 우리 집의 남는 생활비는 거기서 거기라는 결과임.

거기다가 세계금융위기가 터지고 외환이 막 빠져나가고 환율은 미친 듯이 오르는 상황이 되었는데, 당시에는 거의 환율이 1500원, 1600원 그랬으니까 실제로 환율 2000원 찍었던 IMF 때에 거의 근접한 상황이었지.

쉽게 말하자면 1000원에 살 수 있던 것이 1600원에 사야하는 그런 상황이야. 그래서 황급히 정부는 달러를 투입하면서 환율 안정을 하려고 달러를 우리나라 돈으로 막 바꾸면서 윤전기에서 계~속 돈을 뽑아냄. 이 때 IMF 때부터 쌓아온 외환의 4분의 1 가량이 훅 날아가버림. 이러면서 국가부채도 훅 늘었지. 내가 기억하기로도 당시에 뉴스에서 제2의 IMF 사태 얘기하는 사람들도 많았음.

아마 시기가 괜찮았으면 이 정책도 꽤 성공적일 수 있었다고 보는 사람도 많은데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아무튼 야심찬 고환율 정책은 이렇게 물거품이 되었어. 


나도 경제 전공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히는 잘 모르지만 고등학교 경제 시간 때 배운 짤막한 걸로 끄적끄적 적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