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인간이라서...감정에 치우치는 일이 없다곤 장담 못합니다. 요새는 좀...여러가지로 낙담과 불신이 팽배하군요. 머리 속이...

대깨문과 깨시민과 토왜와 적폐라는 단어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건 '편리함'이지요. 애초에 한 집단 내에 여러가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고, 정말 저그라던가, 타이라니드 같은 군체지성 생물이 아니면 프로토스 마냥 칼라로 다 엮여있다거나 하지 않는 이상 한 집단이 한 행위만 하는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현재 친여 성향의 많은 사람들이, 토왜라는 단어와 적폐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좋아하는 것은, 그들이 사용하는 전략이 '적대 세력'의 규정이 필요한 '허수아비의 공격'에 해당하는 오류가 근본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걸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답습하고 싶은 것이, 벤치마킹하고 미러링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그것과는 다른 전략을 사용해야죠.

정치싸움에서 이기고 지는 건 늘 항상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당위성과 합리성을 갖고 '설득'을 하거나 '선동'을 하는 것에 성공하느냐 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시초가 된 고대 그리스에서 수사학과 논법이 발전한 것은 아마 이것과 무관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당장 니들 대깨문, 깨시민, 하고 말하면 그거, 정말 편리해요. 그 순간 어떠한 다른 말도 필요가 없거든요. 하지만 그 말을 쓰는 순간 그 사람들을 설득하거나, 생각을 바꾸게 만드는 건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봅니다.

'나무'를 볼 생각이 없이 '숲'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시겠다면, 저도 더 할 말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