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되셨군요. 축하합니다.


아버지라는 이름의 무게가 참 견디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아이가 시도때도 없이 울어 잠도 제대로 못 자는 생활을 이어나가기를 얼마나 오래할지 모릅니다. 양육비에 허리가 휠 지경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아이는 전적으로 아버지인 당신에게 의지하여 이 험난한 세상에 태어난 존재입니다. 부모가 역할을 다 하지 못하면 아이에게는 결핍되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죠. 사람은 어린 시절의 결핍을 평생을 두고 메우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그 결핍을 메우느라 정신없이 살며 자신의 내면에 갇혀 세상 밖으로 눈을 돌릴 겨를이 없어집니다.


아이에게 부족한 면이 없도록 사랑을 듬뿍 주세요. 그러나 잘못된 것은 단호히 훈육해야 합니다. 애정과잉과 애정결핍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이 있죠. 자기 내면을 꽉 채워 자란 아이는 늘 세상을 보고 웅비하며 종국엔 큰 인물이 되기 마련입니다.


불행하게 자란 한 명의 자녀로서 몇 가지 부탁드립니다.


첫째, 나중에 아이를 혼내시더라도 큰 잘못이 아니거든 매를 들지 마세요. 고함을 지르며 윽박지르거나 상처를 주는 말이 아니라 교육의 차원에서 정말로 아이가 알아듣고 가슴에 새길 수 있도록 해주세요.


매를 드는 것은 당장은 아이가 말을 잘 듣게는 하겠으나 효과는 단기간입니다. 부작용이 더 크다고도 할 수 있죠. 타이르는 것은 어렵지만 그것은 아이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부작용이 적구요.


둘째, 아이를 믿어주세요. 부모가 아이를 믿어주지 않으면 이 각박한 세상에서 누가 아이를 믿어주겠습니까. 아이를 믿어줄 사람은 오직 부모님 뿐입니다.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큰 풍파가 닥쳐도 날아가지 않게 해주세요.


셋째, 아이를 독립적으로 자랄 수 있게 해주세요. 아이를 방치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가 하는 일에 아이도 참여할 수 있게 해주세요. "무엇을 해라."하고 시키는 것보다는 처음에 "아빠랑 같이 이거 할까?"하면서 가르쳐 주세요. 처음에 성공할 때까지 아이를 봐주고 이끌어주면 아이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넷째, 아이의 가능성을 단정짓지 마세요. 아이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입니다. "네가 뭘하겠니" 같은 말은 아이의 가능성을 닫아버리는 말입니다. 아이는 그런 말을 듣고 자존감을 잃고 나중에는 무력감에 빠지기 십상입니다. 이건 나의 경험담입니다.


하지 말라는 것이 참 많죠? 그만큼 아이를 키우는 일은 인내하고 기다리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참 어렵고도 위대한 일입니다. 당신이라면 꼭 훌륭한 아버지가 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꼭 좋은 아버지가 되시길 바랍니다.


꼭 누군가를 축하하기 위해서라기보단 이 세상에 행복한 사람이 더욱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새로 아버지가 되는 모든 분들께 존경을 담아 올리는 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