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에 판단 실수가 있었고, 그것이 몇 차례의 집단감염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음. 
우한에서 코로나가 발생한 이래, 각국 당국이 미발견 사례같은 것을 이유로 코로나의 치사율을 줄곧 과소평가해 왔음. 우한에서 무증상과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거의 검사받지 않았고, 따라서 실제 치사율은 이런 미발견 사례들을 감안하여 계산한다면 더 줄어들 것이라 여겨졌음.
이것과 '신종 바이러스'라는 이유로 제시된 이외의 다른 몇몇 논거들이 오랫동안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결과를 낳았는데, 그러다가 대구(유럽에서는 이탈리아)가 극적인 상황에 몰리게 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생각이 바뀌게 된거임.
이런 뼈아픈 실책이 있었다는 것을 부정하는 거는 아니고, 시스템 때문이었든 본인 성격이 그래서였든 신중한 스탠스를 취하느라 적극적으로 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생각함.

그러나 한국에서는 유행 이후에 최소한의 외출 제한과 무엇보다도 효율적인 검사와 격리, 의료물자 분배로 전염병 확산을 통제하는데 성공했다는 게 중론 아님?
한국 당국은 «검사는 현 상황이 어떤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는 접근에서 탈피해 «검사는 상황을 앞서가기 위한 것»이라는 관점에서 처음부터 접근했던 거임.
착오가 있었던 자잘한 사례 말고 전체 흐름에 집중했을 때 이러한 목표 아래 최선을 다했던 게 질본임.

'슈퍼전파 사건'이 있었으며 그때까지 감염 경로를 몰랐던 것도 인정했고, 재확산 문제도 송구스럽다고 사죄한 바가 있잖음. '정부가 개인의 행위를 통제하지 못한 걸 가지고 개인 탓을 할 일은 아니다' 라고 하는데 동의함.
다만 결국 누구나 다 방심했기에 벌어진 결과라고 봄. 방역 당국이나 교육부, 청와대, 확진자 다 경각심을 잃고 방심했던 거임. 만약 이 책임을 누군가에게 묻는다면 정부, 당국이 방심했던 것이 큰 실책이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는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