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를 다시 읽어본 결과 언어영역 문제로도 과학문제로도 엉망진창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 문제의 중요한 전제조건이 빠졌다. 문제의 보기에서는 문제에서의 (적분을 이용했지만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은) 분석을 지구와 태양, 그리고 달에 적용시킨다. 그러나 해당 분석의 조건은 물체가 구형이며 밀도가 '균일하거나 구 대칭'인 경우에만 해당된다. 즉 지구와 태양과 달이 '구형이고 밀도가 균일하거나 구 대칭'이라면 해당 분석을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의 어디에서도 지구와 태양과 달이 그렇다고 설명하고 있지 않다. 
    • 문제에서는 "지구를 포함하는 천체들이 밀도가 균질하거나 구 대칭을 이루는 구라면..." 이라고 가정하고 있을 뿐 그게 맞다는 설명이 없는데, 이는 언어영역의 문제라면 오히려 그런 가정을 은연중에 받아들이는 부분을 비판해야 한다. 게다가 아래에서 설명하듯이, 이 문장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
    • 즉 지구와 태양과 달에 문제에서의 분석을 무심코 적용하게 되는 것은 지문을 읽고 이해했기 때문이 아니라 물리 수업에서 그런 식의 분석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건 제대로 된 언어영역 문제라고 할 수 없다.

  • 더구나 엄밀히 말하면 지구는 구형도 아니고 밀도가 균일하거나 구 대칭이지도 않다. 지구는 자전으로 인해 타원체의 형상을 하고 있지 구형이 아니다. 그리고 지각에도 여러 종류의 구성물질들이 있어서 지역마다 지각의 밀도가 다르고 지각평형 때문에 지각과 맨틀의 경계선 깊이도 다르며, 그 아래에도 열점 등이 있어서 대칭이 아니다.
    • 태양과 지구와 달을 다룬다면 이 정도의 오차는 대충 무시할 수 있다. 그러나 보기 5번은 경우가 다르다. 지각에서 가까운 곳에서는 지구 내부 물질 분포에 따른 중력의 차이를 직접적으로 관측할 수 있다. 지구과학서 지오이드의 개념을 배웠다면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 지문의 A 부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구형이고 밀도가 균일하거나 구 대칭'이라는 조건은 문제에서 구를 구껍질로 분할할 때 필요한 부분인데, A 부분에서는 엉뚱하게도 중력을 적분하는 부분에 갖다붙여 놓았다.
    • A 에서의 해당 부분을 옮겨보면 이렇다. "지구를 포함하는 천체들이 밀도가 균질하거나 구 대칭을 이루는 구라면 천체가 그 천체 밖 어떤 질점을 당기는 만유인력은, 그 천체를 잘게 나눈 부피 요소들 각각이 그 천체 밖 어떤 질점을 당기는 만유인력을 모두 더하여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천체가 그 천체 밖 어떤 질점을 당기는 만유인력은, 그 천체를 잘게 나눈 부피 요소들 각각이 그 천체 밖 어떤 질점을 당기는 만유인력을 모두 더하여 구할 수 있다." 이 부분은 형상이나 밀도분포와 관계없이 모든 경우에 항상 성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