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마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몇 년 전보다 한국인은 경계하는 그런 분위기가 있더군요.

어째서일까, 생각해보니 간단하게 답이 나왔습니다.

몇 년 전 도난당한 그 부석사의 것이라는 불상이, 아직도 한국에 있었던 겁니다.

 

악랄한 일부 한국인의 도적질과, 과연 법리를 준수하는 지 의문인 정신나간 판관들의 합작으로 아직도 불상은 제 자리를 찾지 못 한채로 떠돌고 있습니다.

아무리 일본이 싫다 어떻다 해도, 이건 명백한 도둑질입니다. 세상에 이런 법이 없습니다.

 

이 문제에서 기실 가장 중요한 쟁점은, "한국에서 제작된 불상의 유출 경로" 입니다.

즉.. "왜구에 의한 약탈" 인가? 아니면 "정상적인 문화 교류의 산물"인가? 아니면, 조선의 숭유억불 정책으로 인한 외국으로의 문화재 피신인가?

분명 이 셋 중 어떤 경로로, 부석사에서 제작된 불상이 유출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셋 중 하나임은 확실하나, 이 셋 중 무엇인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실제 이 문제를 다룬 한국의 기사를 보면 대부분 이런 식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서산의 승려와 재가 신도, 하층민까지 뜻을 모아 불상을 주조한 때는 1330년이다. 이것은 불상을 만든 다음 기록한 조성문에 분명히 나오니 빼도박도 못하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 불상은 왜구가 서산 일대를 침탈했다는 1352~1381년 사이 약탈해간 것은 아닐까. 그것이 합리적인 추론이 아닐까." ㅡ 경향신문, 2017년 02월 15일 기사.

 

읽어보면, 도무지, "근거" 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졸렬한 문장입니다. 

(혹시 내가 악의적으로 문단을 취사선택했다고 생각한다면, 기사 원문의 링크을 드릴 의향이 있습니다.)

"합리적 추론" "~한 것이 아닐까" 같은 어휘를 사용하여 뢍당한 이야기를 주장하지요.

물론, "추론" 그 자체가 문제라는 것은 아닙니다. 추론 좋죠. 나도 일상 생활에서 자주 사용합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건, 근거 하나 없는 이런 ""추론"을, 법원이 판결의 근거로 활용했다는 겁니다.

판결은 엄밀한 증거에 의해 이루어지는 겁니다.

열 명의 범죄자를 놓치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어서는 안 되는 건 상식 아닙니까?

실제 한국 남성들이 최근 성 범죄의 판결에 대해 분개하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은, 추론에 가까운 것을 근거로 내린 판결 때문이지요?

 

참 통탄할 노릇입니다. 

어쩌면 최근 한국 법원의, 법리를 무시한 판결은 이 것에서 이미 예견되었는 지도 모르겠군요.  

 

 

도적질을 하는 비열한 인간.

그리고 그 도적질을 옹호하는 비열한 국가 권력.

이런 일은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매우 부끄러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