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사람들중에 문재인 정부가 왜 이딴 식으로 국정 운영을 하는지 이해가 안되는 사람이 많을거임. 나도 그 중에 하나인데, 얼마 전에 그럴싸한 가설이 생각나서 짧게 써본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특징은 운동권 정부라는 거고, 거기에 하나를 더하자면 노무현 정부때 이상가는 아마추어 정권이라는 거다. 애초에 공직 경험도 일천하고 다른 큰 조직에서 일해본 경험도 없는 애들이 높은 자리에 갑자기 앉아서 일을 해야 하는데 얘네가 조직 운영에 대해서 가장 간단하게 참조할 수 있는 경험이 뭘까? 그렇지. 지네 운동권 시절 학생회 운영 경험이다.


대학교 시절에 운동권이랑 비권 학생회 비교 경험해본 애들은 알 텐데, 운동권은 일단 대학교 내부 현안에는 관심이 없다. 내부 현안을 다룰때도 어떻게든 지네들 프레임, 그러니까 신자유주의나 페미니즘 생태 뭐 그런쪽으로 연관지어서 해석하려고 기를 쓰지. 일단 운동권 학생회가 출범하면, 학생회의 공식적인 조직들은 다 유명무실해지고 실제로는 원래 있었던 운동권 조직 구성권들이 이너써클을 이뤄서 모든걸 다 밀실회의로 결정하게 돼. 무슨 듣보잡 학회같은데서 굴러먹던 애들이 각종 회의에 끼어들어서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등 더러운 수단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지네들 계획을 무조건 관철시키려고 한다. 당연히 잘 돌아가던 신입생 환영회나 축제 등등도 망해가고 거기서 어떻게든 돈을 남겨먹어서 지역단위 운동권 상위단체에 송금하는게 목적인 괴뢰 단체로 변하게 된다.


그런데 운동권들도 정파가 여럿 있고 같은 계열이라도 단위나 학회마다 집중하는 운동이나 노선이 다른 경우도 있고 하기 때문에 얘네들 사이에도 갈라먹기가 있지. 특히 민주화가 달성된 다음에 가장 큰 구심점과 성장 동력을 잃은 기존 운동권 조직 새로운 분야를 찾아서 여기저기로 흩어진 경우가 많은데, 이런 애들이 주로 다룬 부문이 뭐 페미니즘 환경 생태 사민주의 뭐 이런 것들이다. 얘네는 지들 부문 나름의 상위 단체가 있고, 얘네와의 연결을 위해서 총학 산하에 그럴싸한 이름의 유령 위원회 같은걸 만들어서 지원금도 따먹고 하는 거지. 총학도 얘네가 없으면 세력 유지가 안되니까 정파가 달라도 어느 정도 느슨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암묵적인 카르텔을 지키려고 하고.


지금 문재인이 행정부를 운영하는 스타일이 딱 이런 스타일이다. 문재인은 지금 페미나 탈원전 경제 이런거에는 관심이 없어. 이런건 당선됐을 때부터 저런 부문별 운동권 출신들 뽑아서 앉혀놓고 그걸로 끝났다고 생각하는 거야. 자기가 굳이 손수 손을 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지. 지네가 하던 대로 판을 마련해 줬으니 거기서 지지든 볶든 마음대로 하되 정권에는 협력하라는 거다. 그러니까 정책들이 부서마다 따로 놀고 지금 정책 노선이 확장인지 긴축인지, 성장인지 분배인지, 출산 장려인지 억압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일관성 없는 정부가 된 거다.


그러면 문재인이 그렇게 모든걸 다 제쳐놓고 친히 집중하시는 분야가 뭐냐? 하면 다들 짐작하겠지만 당연히 북한이지. 이건 운동권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어서 나중에 갈라치기로 나온 지엽적인 분야들이랑 다르게 제일 정통성 있는 운동권 사상의 본질적인 주제거든. 문재인 입장에서는 이게 운동권 세력의 총 지도자가 마땅히 집중해야 하는 분야고 원류인 북한의로의 회귀를 달성하기 위해서 지금도 청와대에서 자기 비서들이랑 밤낫 열심히 머리 싸매고 있는거야. 문재인이 청문회도 안거치고 순수 지 독단으로 뽑은 청와대 비서진들이랑만 계속 붙어먹는건 다들 알테고 얘네 중 대부분이 586 운동권 출신인 것도 다들 알거다. 그런데 얘네가 가지고 있는 주체사상 베이스의 기본 사상 체계는 결국 모든게 북한으로 흘러갈수밖에 없어. 이놈들은 진짜로 정치 경제 사회 모든게 북한이랑 통일만 하면 한큐에 마법처럼 해결될 거라고 굳게 믿고 있을거다. 지금 미세먼지나 페미 사태 경기 불황 같은것도 문재인한테는 그냥 전체 운동에서의 지엽적인 부문별 문제에 불과하고 결국 이 모든 문제의 근본 원인이 지금같은 분단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뭐 물론 당연히 저런 현실 인식은 망상에 불과하고 북한도 얘네가 지금까지 없었던 사상 초유의 호구 집단이란 걸 잘 알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용해먹으려고만 생각하지 얘네가 바라는 통일같은건 오히려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건 다들 잘 알거다. 글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될지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가끔 보면 문재인이 연설문 같은데서 말도 안되는 행복회로 돌리는게 북한과의 빠른 통일을 가정하고 하는 얘기라는 생각이 계속 든다. 아마 임기 일이년 내로 북한이랑 종전선언 하고 바로 대규모 경헙 시작해서 임기 말까지는 역전 불가능한 통합의 시발점까지는 진행시켜 나가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봄. 만약에 이게 진짜 성공했다고 보면 얘네가 지금까지 한 삽질이나 청와대나 민주당에서 나왔던 망언들이 아주 설명이 안되는건 아니지.


개인적인 전망은, 문재인 임기가 끝나가고 대북관계에서 문재인이 이룬게 없다는게 점점 드러남에 따라 문재인이 개인적으로 또한 하부 운동권 조직에서 받는 압박은 엄청나게 커질거고 잘못하면 한 1-2년 안으로 소주성을 뛰어넘는 말도 안되는 무리수가 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 결국 진짜 험한 꼴 안보려면 반드시 그 전에 문재인을 끌어내리고 온건 보수 노선이 다시 집권하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