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가 기득권이라 했는데 꽤 신빙성 있음. 고대 아테네의 민주주의가 확립되었던건 노예 노동 따위를 돌려서 시민들이 여유있어진게 아니었음. 중장보병으로 나갈 수 있는 시민계급은 전체 인구의 2~3만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테테스' 계층이라 해서 갤리선의 노잡이 인부였음. 당시만 해도 전쟁이 빈번한 시대였고 삼단노선의 노잡이를 했다는건 해군으로 복무했다는걸 뜻하지. 즉, 이들은 군복무를 대가로 참정권을 얻은거야 당대의 글을 보면 이런게 있어 "감히 말하건데 평민들이 명문거족을 누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해군을 추진하고 도시에 힘을 불어넣는 것은 바로 이들이 아니던가?" 참정권 뿐만 아니라 일당도 두둑하게 받았다지. 책을 보니 삼단노선의 노잡이들은 마지막 한 사람까지 열렬한 민주주의자였다고 한다. 그럴 수 밖에 없었겠지. 

프랑스 혁명전쟁 무렵 혁명정부는 이렇게 선언했지 "여러분들은 국가를 지켜야 합니다. 왜냐하면 국가는 여러분들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말대로 아테네라는 국가는 참정권을 가지고 있는 자들의 의견에 의해 굴러가고 지켜졌어(절망적인 순간에서도 저력을 발휘해서 싸웠지 비록 패배했지만)

물론 인민들의 입김이 지나치게 강해서 포퓰리즘이 지나친 것도 사실이었다. 근데 헬조선을 보면 아테네의 불완전한 민주주의마저도 유토피아처럼 보인다.

아테네의 테테스 계층은 해군복무를 대가로 참정권과 돈을 얻었다. 근데 우리는 무엇을 얻었지? 우리가 아테네를 까기는 쉽지만 아테네의 발 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전쟁이 벌어졌을 때 혁명정부의 저 선언이 우리들한테 먹힐까? 그리고 우리들은 마지막 한 사람까지 열렬한 민주주의자로서 싸울까? 

물론 살기 위해 싸우긴 하겠지. 민주주의 시민으로서가 아니라 역사상에 존재한 수많은 봉건왕국의 징집병으로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