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은 이미 우리나라가 하고 싶다고 하고 안 하고 싶다고 안 할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음. 한국전쟁이 없었다면 90년대에 좀 온건한 통일이 아마 가능했을 수도 있는데 (독일은 서로 공식적으로 적국이 아니었던 게 여러모로 통일과정에서 우리보다 유리했던 점.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김일성이 스탈린 졸라서 전쟁을 내 버렸으니.
그리고 70년 전의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발언권없다구. 1945년 시점에서 한국은 중화민국처럼 유엔상임이사국이 아니고, 네덜란드처럼 유엔헌장 서명국도 아니고, 이스라엘처럼 유엔총회 원년멤버도 아니고, 체코처럼 연합국도 아니고, 몽골처럼 선전포고해 쳐들어갔던 참전국도 아니고, 필리핀처럼 전국토의 절반이 쑥대밭으로 변한 나라도 아니잖아. 오히려 한국의 처지는 무려 50년 가까이 대만처럼 유엔총회에서 강퇴당했던 미승인국 신세였음. 일찌기 덩샤오핑(100년전 크루아상 먹은 프랑스 유학파)이 33년 전의 영국 총리 대처와의 홍콩반환협상에서 이렇게 말했다던데. "국제법 운운하는데, 그거 다 당신네 나라들이 총칼의 힘으로 써놓은 거잖아. 그럼 우리도 힘으로 해 보이겠다. 100만군대 이끌고 홍콩 점령은 떡먹듯 쉽고, 런던 상공에서 중소연합공군의 무력시위를 해볼수도 있어. 함 해볼텨?" 이렇게 베이징에서 협박해 대처가 굴복했잖아. 국제법의 본질을 정확하게 일깨운 유명한 대화였네. 이것은 오늘날의 대만에도 유효한 현실인데, 그 때의 한국이 지금의 대만과 똑같은 신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