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각)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를 ‘폭동(riots)’이라고 표현하며 홍콩 사태는 중국과 홍콩이 알아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그동안 미국 국무부가 홍콩 정부의 송환법 추진이 홍콩의 자치권을 위협한다며 반대 시위를 지지해온 것과 상반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신시내티에서 열리는 선거유세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백악관을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아마 홍콩에서 뭔가가 벌어지고 있다. 보기만 해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것"이라며 "홍콩에서 오랜 기간 동안 ‘폭동(riots)’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언젠가는 그들(중국)이 시위를 중단하고 싶어할 거란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그것은 홍콩과 중국간의 일"이라며 "왜냐하면 홍콩은 중국의 일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에 관해 "모르고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이 홍콩 시위대의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미 국무부의 입장과 반대되는 것으로, 중국의 지원을 받는 홍콩 정부가 시위대를 엄중하게 단속하도록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해온 홍콩 시민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미 국무부는 송환법이 홍콩의 자치권을 위협한다며 공식적으로 시위대의 입장을 지지해왔기 때문이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셉 청은 "‘폭동’이라는 표현은 홍콩 시위대에게 매우 민감한 표현"이라는 지적했다. 또 "이번 사태가 홍콩과 중국간의 일’이라는 발언은 홍콩 시민들에게 홍콩 이슈가 더이상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 전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홍콩 사태에 대해 책임감 있게 대응하고 있다"며 중국을 두둔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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