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학교 때였을꺼임

내가 다니던 중학교는 내가 2기 졸업생이였을 정도로

개교한지 얼마 안된 학교였고

그때 대통령은 MB였음


어느날 보니까 관광버스 2, 3대가

무더기로 들어오더라고

수학여행 가는 것도 아닌데

장학사들이 이렇게 많이 오나?

싶었는데


왠 애들이 무더기로 내리는거임

ㅈㄴ 촌스러운게 북한이랑 똑같아서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빡빡 머리에 빨간 스카프, 하얀 윗옷, 까만 반바지

하얀 운동화

대충 이랬던 것 같다


암튼 애들이 개시끄럽게 지껄이는데

그때 인생에서 처음으로 중국어를 들었던 것 같다

사람이 그렇게 시끄러운걸 처음봤다

그때 체육 수업때라 반 애들도 어리둥절해서

멍하니 쳐다보다가 체육 샘이 뭐라해서 수업으로 돌아옴


체육 끝나고 나서 교실로 돌아오니

담임이 들어와서는

오늘 우리 학교랑 자매결연한 중국 중학교에서

견학하러 왔으니까 알아두고 있으라 해서

그런갑다했지

왜 우리학교를 오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날 하루종일 짱개애들이 학교 여기저기 다녔는데

재일 기억에 남는거는

쓰레기통에 2년는 묵혀놓은 것 같은 "악취"였다

그 애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악취가 계속나서

지나간 자리에는 반드시 창문 다 열어놔서

하교 할때 보니까 학교에 복도 창문이란 창문은

죄다 열려있던 진풍경을 봤다


그리고 "그 문제"가 터졌다

후일담을 듣기로는 그 얘기를 듣고는

교감인가 교장이 극노했다고 들었는데

그건 잘 모르겠고ㅋㅋㅋㅋ

암튼 "그 문제"가 터졌다


우리 학교는 새삥이라 가정실습실이 있었다

때마침 담임이 기술가정 담당이라

가정 할때는 반드시 그 실습실로 내려갔고

그 날도 똑같았다


짱개놈들이 왔다가서 그런가 냄새가 엄청나서

들어가자마자 다들 창문부터 열었다

나하고 몇몇은 들어가자마자 냄새땜에 나와버렸고

담임도 냄새를 맡고서는 썩 유쾌해 보이진 않더라고


암튼 우여곡절끝에 수업을 시작했다

그날 내 기억으로는 뭔가 필통?같은거를

바느질해서 만드는걸로 기억하는데


담임이 책상 서랍에 있는 지난번에 하던

바늘질 꺼내서 만들면 된다고 해서

서랍에 손을 넣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거야

내가 아는 바느질감의 푹신한 느낌이 아니야

뭔가 물컹해

뭐지? 해서 보니까

마트에서 생선 같은거 넣어주는 비닐 봉지에

시커먼 액채가 출렁이는거야


뭐지해서 꺼내보니까

뭔지 모르겠는데 기분 나쁜 검은 액체가 출렁이면서

그 악취를 내뿜더라

실습실 악취의 범인은 그 봉지였지


짱깨애들이 온거는 금요일이라

주말동안 서랍에서 썩어가던거였어

그런데 그게 여기저기서 이게 뭐야 하면서

줄줄이 나오더라


그때 반은 멘탈 날라가고 반은 개빡친

담임 얼굴이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일단 화장실에 다 버리고 오라고 하고

잠깐만 나갔다 올 사람은 나갔다 와도 된다고 했다


나는 ㅅㅂㅅㅂ거리면서 버리고서

운동장 스탠드에 잠깐 있다가

다시 들어와서 바느질을 이어서 했지만

그 역겨운 냄새가 쉽게 빠지진 않더라


그때 가을이였는데 선풍기 틀고

별 짓거리를 다 했지만 소용이 없었음


그 액체가 뭔지 몰라도

책상에 범벅을 했는지 끈적거리고

서랍은 말도 아니였던 기억이 난다

내 기억이 맞다면 개교한지 2년 지난 학교에서

실습실 책상을 무더기로 바꿨을거다

정말로 소생이 불가능했거든


훗날 내가 국어샘이 부른다고해서

교무실가니까 교감이 어떻게 그 비싼 책상을

다 버려야 할 수가 있냐고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있더라

내가 교육청 직원이여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 같긴해....



이때 경험땜에 중국애 하면서 아직도

냄새나고 더럽고 미개한 애

라는게 틀에 박혀버렸고

그게 최근에는 악취는 안나는 것 같아서

살짝 옅어졌지만 그거 뿐이지

아직도 그 틀은 유효하다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