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찾은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에서는 '공장 매각'이라는 플래카드부터 눈에 들어왔다. 3~4년 전만 해도 이곳은 평일 저녁은 물론 토요일에도 공장 불이 꺼지지 않았다. 하지만 2017년부터 내수가 시원찮더니 올해는 수출까지 곤두박질치면서 일감이 크게 줄었고, 하나둘 공장 문을 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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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에 있는 자동차 부품 제조 A사는 2년 전보다 매출이 30% 줄었다. 직원 75명 중 11명을 내보냈다. 이 중 5명이 외국인 근로자다. 하루 10시간씩 돌리던 생산 라인은 지금은 2~4시간도 돌리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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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중소기업은 630만곳(2017년 말)이다. 여기에서 1599만명이 일한다. 기업 수의 99.9%, 고용의 82.9%를 책임지는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다. IMF 외환 위기, 세계 금융 위기와 같은 초대형 쓰나미에도 꿋꿋이 버텨온 한국 중소기업은 내수 경기 악화, 수출 부진, 최저임금 급상승,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유례없는 4중고(重苦)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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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제조업은 올해 역성장 위기에 처해 있다. IMF 외환 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2.01%를 기록한 이후 2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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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제조사 대표들은 한결같이 "IMF 외환 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면서 몇 가지 이유를 들었다. 당시에는 내수가 급격히 얼어붙었지만, 환율이 폭등(원화 가치 하락)하면서 수출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 수출로 그럭저럭 버틸 수 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은 내수는 물론 수출까지 어려워진 상황이다. 올해 수출은 2001년(-12.7%)과 2009년(-13.9%)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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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 이자만큼도 영업이익을 못 낸 중소기업(이자 보상 배율 1 미만 기업)은 지난해 47.2%나 됐다. 이 비율은 2014년보다 9%포인트 늘었다. 중기 제조사 두 곳 중 한 곳이 잠재적 좀비 기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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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형 업체 사장은 "가격이 우리 절반인 중국 기업과 경쟁할 수 있었던 건 우리가 밤낮없이 공장을 돌려 납기를 20~30일 더 빨리 맞출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주 52시간으로 '납기'라는 유일한 무기마저 뺏겼다"고 했다. 이 업체는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직원을 58명에서 49명으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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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상향, 52시간근무제 실시 덕분에

정작 그 중소기업이 제일 심각한 피해를 보는 상황

오죽했으면 사장들이 차라리 20여년전 외환위기 때가 더 견딜만했다는 소리까지 했겠음?

그리고 훨씬 심각한 건 대기업도 수율악화로 법인세 급감조치가 시급하다는 소리가 나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