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국경에 나타난 거대한 검은벽. 주변의 식물들을 순식간에 죽이며, 가까이에 간 동물들은 두려움에 떨고 도망치려하는 괴이한 것. 이런 현상에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었다.

티베트의 수뇌부들은 이 상황을 그저 방치해 둘 수는 없었기에, 정예 병력들을 투입하기로 결정하였다. 저곳은 국가도 아니며, 그저 도적 몇몇이 있을 뿐이라 짐작한 곳에 이변이 일어났으니, 이런 위협은 사전에 차단해야 하리라.


용감한 티베트의 군인들은 장갑차를 타고 빠르게 검은벽을 지나 수색을 시작하였다. 어둑하고 축축한 길을 따라 가던 와중 그들은 조용한 마을을 하나 발견하고,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하였다.


장갑차 위의 중기관총을 점검하고, 개인화기를 점검하며, 마을의 바로 앞까지 다가간 그 순간 갑자기 어디선가 여자의 비명소리가 주위를 가르며 모두의 귀에 꽃혀들어갔다.


그리고 이어서 땅을 울리는 거대한 울림이 이어지자 군인들은 잔뜩 긴장한채 장갑차에서 내렸다. 만에 하나 기습공격을 당한다면 장갑차 안에 있다가는 그 안에서 몰살당하는 참사가 있을 수도 있기에.


“괴, 괴물이다!”


그때 한 병사가 마을 안쪽을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고, 그와 함께 모든 군인들의 시선이 그가 가리킨 방향을 향했다. 그러자 보인 것은 거대한 네발 짐승과 같이 생겼으나, 그 몸이 썩은 살점으로 이루어져 있고, 앞 발의 위엔 사마귀 다리와 같은 무언가가 자라나 있으며, 흉측하게 일그러지고 턱이 갈라져 괴상하게 변한 얼굴이 달려 있고, 등에는 사람들의 얼굴이 박혀있는 끔찍한 것이 자신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쏴! 쏘라고!”


즉시 현장지휘관은 공격을 명령했고, 장갑차 위의 중기관총과 군인들의 총이 불을 뿜어 그 괴물을 멈추기 위해 사력을 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놈은 멈추지 않았고, 결국 방어선을 뚫고 장갑차에 그 둔중한 몸을 들이 받았다. 한 병사가 말하길 가까이서 보니 장갑차 만큼 거대했으며, 총을 쏴도 진흙탕에 쏘는 느낌만이 났다고.


결국 장갑차 운전수와 중기관총 사수는 그 자리에서 즉사, 주위에 있던 군인 몇이 굴러가는 장갑차에 휩쓸리고 말았다. 이어서 그 괴물은 마구잡이로 군인들을 학살하며 난동을 부리며 끝 없이 인명피해를 자아냈다. 결국 괴물은 수송 문제로 뒤늦게 도착한 88mm 야포 3문의 집중 사격을 통해 완전히 가루로 만들어버린 뒤에야 그 움직임을 멈췄다.


이후 티베트의 군인들은 전우들의 시체를 수습할 겨를이 없어 겨우 군번줄만 회수한 뒤에 황급히 검은벽의 바깥으로 후퇴하였다.


병력들이 티베트로 복귀하고 난 뒤, PTSD에 시달리는 한 병사가 그 날의 공포를 잊지 못한채 자살하기 하루 전날 남긴 말은 이 모든 사건의 시작을 상징하는 말이 되었다.


‘그곳엔 괴수가 있다!

검고 어두운 벽 너머에는 크고 무서운 괴물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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